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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쓴 번호인데 전 주인에게 입금?”...

Toronto

2026.06.1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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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트랜 ‘자동입금’ 1,900불 실종
[Youtube @How To Geek 캡처]

[Youtube @How To Geek 캡처]

 
리치먼드힐 주민, 간병인 휴대전화 번호로 송금했다가 엉뚱한 사람 계좌로 다이렉트 이체 피해
알고 보니 ‘재활용된 폰 번호’… 과거 번호 주인의 인터랙(Interac) ‘자동입금(Autodeposit)’ 해제 안 돼 발생
“휴대전화 송금 시 실명 팝업 반드시 확인해야”
 
캐나다인들이 현금처럼 사용하는 대표적 금융 거래 수단인 인터랙 이메트랜스퍼(Interac e-Transfer)의 ‘자동입금(Autodeposit)’ 기능이 생각지도 못한 ‘유령 계좌’를 만나 송금액이 통째로 날아가는 황당한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 해지된 휴대전화 번호가 다른 사람에게 재할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번호 주인의 은행 계좌에 연동된 자동입금 정보가 그대로 살아있어 타인의 돈을 집어삼킨 것이다.
 
“전화번호는 바꿨는데 은행 연동은 그대로”… 편리한 기능이 독이 된 순간
 
17일 온타리오주 리치먼드힐 주민 아델 스터피 씨가 CTV 뉴스를 통해 고발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매달 어머니의 간병인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던 간병비 1,900달러를 이체하려다 날벼락을 맞았다. 평소에는 간병인의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아무 문제 없이 송금해 왔으나, 지난 3월 처음으로 간병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해 송금을 진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송금 직후 돈은 계좌에서 정상 출금됐으나 정작 간병인은 돈을 받지 못했다. 추적 결과, 해당 휴대전화 번호는 현재 간병인이 2년째 사용 중인 본인 명의의 번호가 확실했으나, 문제는 간병인 이전에 이 번호를 썼던 과거의 원주인이 자신의 은행 계좌에 이 번호를 통한 ‘인터랙 자동입금’ 설정을 그대로 방치해 둔 상태였다. 결국 스터피 씨가 보낸 1,900달러는 수취인 확인 절차(보안 질문)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름도 모르는 전 주인의 통장으로 다이렉트 입금됐다.
 
“현금과 같아 환불 불가” 버티던 TD은행, 언론 취재 시작되자 기습 환불
 
피해를 인지한 스터피 씨는 자신의 주거래 은행인 TD은행에 즉각 환불을 요청하고 재심사 청구까지 진행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시스템상 정상적인 경로로 자동입금이 완료되었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랙(Interac) 측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이메트랜스퍼는 현금 거래와 같아서 송금 전 화면에 뜨는 수취인의 ‘법적 실명(Legal Name)’ 팝업을 주의 깊게 확인했어야 한다”며 “입력한 정보와 실제 뜨는 이름이 다르면 즉시 송금을 중단해야 한다”고 책임의 화살을 소비자에게 돌렸다.
 
인터랙 측은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에야 문제가 된 전 주인의 휴대전화 번호 계좌 연동을 강제 비활성화 조치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이 사건은 현지 언론의 본격적인 취재와 압박이 시작되자 급반전을 맞았다. TD은행 측은 구체적인 합의 조건을 밝히지 않은 채 “고객과 직접 접촉해 원만한 해결을 보았다”며 스터피 씨에게 1,900달러 전액을 전격 환불 조치했다. 스터피 씨는 “언론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스스로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지된 번호도 은행엔 살아있다… ‘이메일 송금’이 휴대전화보다 안전한 이유
 
 
금융 전문가들은 연간 16억 건(2025년 기준) 이상 활발하게 쓰이는 이메트랜스퍼 제도의 허점을 경고하고 나섰다. 캐나다 통신 시장 특성상 해지된 휴대전화 번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신규 가입자에게 주기적으로 재할당(로테이션)되지만, 시중 은행과 인터랙의 금융 시스템은 통신사의 번호 변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자동입금 설정을 해제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금융 거래를 위해 휴대전화 번호보다는 ‘이메일 주소’를 기반으로 송금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일반 주민들이 평생 쓰는 주 이메일 주소를 바꾸는 경우는 극히 드문 반면, 휴대전화 번호는 통신사 이동이나 플랜 해지로 인해 언제든 주인이 바뀔 수 있어서다. TD은행 측은 “송금 버튼을 누르기 전 상대방의 이메일과 번호 정보를 재차 더블 체크하는 것은 물론, 자동입금이 지정되지 않은 거래일 경우 제3자가 유추하기 힘든 고난도의 보안 질문과 답변을 반드시 설정해야 배달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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