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주, 아들 사칭한 ‘AI 사기’로 6,000달러 피해… 단 10초 녹음본으로 목소리 완벽 위조
변호사 사칭범 “합의금 급하다” 속여 우버 택시 기사 급파… 패키지에 현금 담아 넘겨준 뒤 이튿날 확인
소셜미디어 속 목소리가 범행 표적… 전문가 “가족 간 비밀 암호 만들고 모르는 번호 아예 받지 말아야”
"목소리가 정말 내 아들과 똑같았습니다.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었어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자녀를 사칭한 첨단 인공지능(AI) 목소리 복제(Voice Cloning) 기술에 속아 순식간에 수천 달러를 날린 유학생 및 이민자 사회의 경종을 울리는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과거 조잡한 연기로 돈을 요구하던 보이스피싱이 이제는 단 몇 초의 목소리 샘플만으로 가족의 음성을 완벽하게 흉내 내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진화하고 있다.
“지금 유치장 갇혀 있어” 다급한 외침… 아들 목소리 변조에 당한 ‘우버 현금 배달’ 덫
16일 CTV 뉴스는 '소비자 경고'를 통해 최근 증가하는 인공지능 보이스피싱 사례를 보도했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닐(가명) 씨는 이달 초 평소와 다름없는 수요일 아침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빠, 내 목소리 알아?"라는 다급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닐 씨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들 이름을 부르며 "브라이언이냐"고 묻자, 상대방은 "맞다"며 울먹였다. 범인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큰 교통사고를 냈으며, 당장 합의금과 보석금을 내지 않으면 유치장에서 밤을 새워야 한다고 닐 씨를 압박했다.
사기극은 치밀하게 분업화되어 진행됐다. 곧바로 자신을 '담당 변호사'라고 소개한 공범이 전화를 이어받아 코트(법원) 업무가 밀려 있으니 지금 당장 현금 6,000달러를 포장해 보내면 즉시 풀려날 수 있다고 속였다. 이들은 노인인 닐 씨가 은행에 가거나 의심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 기사를 닐 씨의 집 앞으로 급파했다. 아들이 구속될까 봐 패닉에 빠진 닐 씨는 종이봉투에 6,000달러를 담아 우버 기사에게 건넸고, 이튿날 아들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가 자신이 철저히 속았음을 깨달았다.
SNS에 올린 10초짜리 영상이 화근… 목소리 복제 기술 악용한 ‘긴급 사기’ 기승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최근 북미 전역에서 맹렬하게 급증하고 있는 'AI 기반 긴급 사기(Emergency Scam)'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경고했다. 과거에는 사기범들이 어설픈 말투로 가족을 사칭했으나, 현재는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단 10초 분량의 음성 샘플만 있으면 실제 인물과 구별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톤과 억양, 호흡까지 복제할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사기 조직들은 타깃을 선정하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일상 동영상에서 자녀의 목소리를 추출해 범행에 활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피해자 닐 씨의 경우처럼 범인들이 직접 피해자의 집 앞으로 우버나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 기사를 보내 현금을 수거해 가는 방식을 취하면서, 추적이 더 어려워지고 사기 성공률은 높아지는 정교함을 보이고 있다.
‘가짜 목소리’ 판치는 디지털 범죄 시대… 면피성 경고 넘어 강력한 ‘우버 수거 수사’ 나서야
인공지능 기술이 범죄의 강력한 무기로 돌변하면서 이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조차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AI 목소리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반드시 비공개로 전환하고, 불필요하게 목소리가 노출되는 영상을 전체 공개로 올리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가족 간에만 공유하는 '디지털 안전 암호(Code Word)'를 설정해 위급 상황 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는 아날로그식 방어벽이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수사 당국 역시 "모르는 번호는 받지 말라"는 식의 식상하고 면피성인 예방 수칙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사기 범죄의 핵심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우버 등 차량 공유 플랫폼과의 공조 수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범죄 자금이 이동하는 창구 역할을 한 배달 기사들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통신사들과 협력해 유출된 음성 데이터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기술적 규제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현지 한인 동포들을 포함한 무고한 시민들의 피 같은 재산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