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회식 메뉴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비교적 저렴한 삼겹살일 것이다. 그런데 가격과 상관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소 등심, 소갈비와 같은 소고기를 선택할지 모른다. 소고기는 사랑을 많이 받는 음식이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아무 때나 음식점에서 사 먹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듯하다. ‘소고기가 아니라 쇠고기라고 적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소고기를 사투리라 여겨 쇠고기만을 표준어로 삼았다. 그러나 소고기를 쓰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자 1988년 맞춤법이 개정돼 쇠고기와 소고기는 복수 표준어가 된다. 따라서 지금은 둘 다 써도 무방하다.
소의 부위이거나 소의 특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접두사 역시 ‘쇠-’라고 쓰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소-’도 허용됐다. 따라서 ‘쇠갈비/소갈비’ ‘쇠뿔/소뿔’ ‘쇠가죽/소가죽’ 등은 모두 바른 표현이므로 둘 중 어떤 걸 써도 관계없다.
‘쇠-’와 ‘소-’가 복수 표준어가 됐으니 아무 구분 없이 둘 다 써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쇠-’를 쓰면 안 되는 단어도 있으니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쇠’는 원래 ‘소의’가 줄어든 말이다. 따라서 ‘소의 뿔’ ‘소의 가죽’ 등은 의미상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쇠뿔’ ‘쇠가죽’으로 써도 되지만 ‘소달구지’ ‘소도둑’은 ‘소의 달구지’ ‘소의 도둑’으로 바꿔 쓰면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소가 끄는 달구지’ ‘소를 훔치는 도둑’을 의미하므로 여기에는 ‘쇠-’를 붙일 수 없고, ‘소-’만 붙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