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할리우드의 밝은 희망”
Los Angeles
2026.06.17 10:33
UCLA 보고서, 작년 영화 분석
라틴계·아시안·흑인 최다 시청
다양성 지표들은 전반적 후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한 장면. 이 영화는 UCLA가 17일 발표한 '2026 할리우드 다양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스트리밍 콘텐츠 다양성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혔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지난해 스트리밍 시장 최대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며 다양성 콘텐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UCLA가 17일 발표한 ‘2026 할리우드 다양성 보고서(Hollywood Diversity Report)’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오리지널 영화이자 다양성 측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보고서는 이 작품을 “다양성 측면에서 실망스러웠던 한 해의 밝은 희망(Bright Spot)”이라고 평가했다.
닐슨 시청률 자료에 따르면 이 영화는 라틴계 여성 가구에서 가장 많이 시청됐으며, 아시아계 여성과 흑인 여성 가구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 대중문화와 판타지 액션을 결합한 독창적인 콘텐츠가 다양한 인종과 문화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사회학자 마이클 트랜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극장 개봉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면 박스오피스 기록까지 새로 쓸 수 있었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지난해 8월 미국 1750여 개 극장에서 이틀간 한정 상영됐으며, 1150회 이상의 매진을 기록했다. 당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약 1800만 달러의 티켓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또 출연진 구성이 다양한 영화일수록 시청률과 소셜미디어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양성이 단순한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흥행과 수익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과 달리 스트리밍 영화 산업 전반의 다양성은 지난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공개된 영어권 오리지널 영화를 분석한 결과 여성 감독 비율은 23% 수준으로 떨어져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색인종(BIPOC) 감독 비율도 31%로 감소했다.
특히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작품의 81%는 제작비 2000만 달러 미만에 머문 반면, 백인 남성 감독 작품의 4분의 1 이상은 5000만 달러가 넘는 예산을 배정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 구성에서도 후퇴가 확인됐다. 유색인종 주연 배우 비율은 2024년 51%에서 지난해 36%로 급감했으며, 다수의 출연진이 유색인종인 작품도 더 이상 스트리밍 영화의 주류를 차지하지 못했다.
보고서 공동 설립자인 다넬 헌트 UCLA 수석부총장은 “예산 축소와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가 다양성 확대 노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소수계 출신 창작자들이 가장 먼저 기회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다양성 축소가 장기적으로는 스트리밍 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동 저자인 아나-크리스티나 라몬은 “18세 미만 미국인은 이미 과반수가 유색인종”이라며 “Z세대와 알파세대를 대상으로 수익성과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