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바가지요금’ 걸리면 ‘30점 감점’ 폭탄…성급 강등될 수도
중앙일보
2026.06.17 15:36
2026.06.17 16:55
호텔이 고객에게 부당요금을 징수한 사실이 적발되면 호텔 등급평가에서 30점 감점을 받게 된다. 감점 폭이 커 성급 유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호텔업 등급결정업무 위탁 및 등급결정에 관한 요령’ 개정안을 마련해 행정예고했다고 18일 밝혔다.
━
‘바가지요금’ 30점 최대 감점…성급 유지에도 영향
개정안은 관광호텔업 등급평가의 감점 항목에 부당요금 징수를 새로 포함했다. 부당요금 징수가 확인되면 30점을 감점하도록 했다.
이는 호텔 내 화재 발생이나 불법행위 적발, 위생·소방 점검에 따른 행정조치 등 기존 주요 감점 항목이 대부분 10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하는 규모다.
호텔 등급평가 총점이 1000점이고 5성급과 4성급의 기준 점수 차이가 100점인 점을 고려하면 부당요금 징수는 성급 유지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성수기나 대형 행사 기간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이른바 ‘바가지요금’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객실과 욕실 평가 기준도 한층 세밀해진다. 객실 부문은 옷장과 책상, 소파 등 가구 종류와 실내복, 커피포트, 슬리퍼, 미니바 등 편의용품 구비 수준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하도록 했다.
침대와 침구류는 손상 여부와 변색, 얼룩, 소음 발생 여부 등을 반영해 관리 상태를 평가한다. 객실 위생 기준도 시설 오염 상태와 환기, 방역·소독 실시 여부 등을 포함해 구체화했다.
욕실 부문 역시 헤어드라이어와 샴푸, 린스, 타월 등 편의용품 종류에 따라 점수를 차등 적용한다. 환기 상태와 배수 시설, 미끄럼 방지 설비 등 안전관리 수준도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객실 방음은 정량 평가 체계가 도입된다. 인접 객실 침대에서 측정한 소음을 기준으로 35데시벨(dB) 이하는 ‘우수’, 50dB 초과는 ‘매우 미흡’으로 구분하는 등 소음 수준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한다.
━
성급 기준 일원화…한 번의 평가로 등급 결정
호텔 등급평가 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현재는 5성급 1000점, 4성급 850점, 3성급 700점, 1·2성급 600점 등 성급별로 총 배점 기준이 달랐다. 그러나 개정안은 1성급부터 5성급까지 모든 관광호텔의 총 배점을 1000점으로 통일했다.
대신 성급별 최소 기준 점수를 별도로 적용한다. 5성급은 총점의 90% 이상, 4성급은 80% 이상, 3성급은 65% 이상, 2성급은 50% 이상, 1성급은 40% 이상을 받아야 해당 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
평가 절차는 사전 통지 후 진행하는 1차 평가와 예고 없이 실시하는 2차 평가 체계로 운영된다. 4·5성급은 기존과 같이 1박 암행평가를 하고 1∼3성급은 당일 불시평가를 진행한다.
또 사업자가 신청한 등급보다 높은 평가 결과가 나오면 신청 등급과 평가 결과 등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반대로 신청 등급보다 낮은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해당 등급을 받거나 등급 결정을 보류한 뒤 재평가를 신청할 수 있다.
문체부는 이를 통해 사업자가 등급을 다시 신청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한 차례 평가만으로 등급 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정안에는 의료관광호텔업 평가체계 신설 내용도 담겼다. 의료관광호텔업은 관광진흥법상 호텔업의 한 종류지만 그동안 별도 평가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2014년 제도 도입 이후 등록 실적이 저조해 제도 활성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지난해 말 기준 의료관광호텔업 등록 호텔은 전국 2곳에 불과했다.
문체부는 체류형 의료관광 수요 확대에 맞춰 진료와 회복, 관광, 사후관리를 아우르는 의료관광호텔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와 의료관광 산업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