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리노이주 시카고 서쪽 서버브에 위치한 브로드뷰시는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290번 고속도로 남쪽에 위치한 브로드뷰는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 작전인 미드웨이 블릿츠가 집행되면서 이 곳에 위치한 ICE의 구금 센터 역시 미디어 노출이 많아졌다. 특히 구금 센터 앞에서는 이민자 체포에 항의하는 시카고 시민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2025년 9월 26일에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날은 ICE 차량이 손상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일리노이 연방 검찰은 이날 시위를 주도했던 주요 인물을 대상으로 기소하게 된다. 죄목은 공모 혐의. 이는 최대 형량이 6년형에 달할 정도로 중범에 해당하는 범죄다. 기소된 인물은 캣 아부하잘레 연방 하원 민주당 예비 후보, 브라이언 스트로 오크파크 시의원, 마이클 래빗 시카고 민주당 위원, 안드레 마틴 아부하잘레 선거 운동본부 부본부장, 캐서린 샤프 전 쿡카운티 위원 후보, 조슬린 왈쉬 등이었다. 이 기소의 특이한 점은 어느 누구도 ICE SUV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연방 검찰은 그 대신 이 여섯명이 차량을 가로 막기 위해서 시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공모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이 연방 검찰의 기소가 스캔들로 번지게 된 것은 재판 과정에서였다. 2026년 5월 해당 사건의 재판이 진행됐는데 담당은 에이프릴 페리 연방 판사가 맡았다. 담당 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대배심 녹취록 중 상당수가 검게 지워진 것을 지적하며 연방 검찰에 가려지지 않은 원본 녹취록을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검찰이 돌연 공모 혐의를 취하하려고 했다. 하지만 페리 판사는 원본 녹취록을 검토한 뒤 검찰의 위법 사항을 발견하게 된다. 재판과 관련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검찰의 불법 행위로 의심되는 사항이 여럿 드러난 것이다. 이에 시카고 연방 검찰의 2인자가 법정에 출두해 공식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고 브로드뷰 식스에 대한 모든 혐의를 취하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공개된 배심원 녹취록에 따르면 대배심원들은 당초 이 기소에 대해 ‘엉터리’, ‘검찰이 부당하게 만든 사건’이라고 지적하며 기소안 통과를 강력하게 반대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검찰은 불안한 기소를 어떻게라도 유지하기 위해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제출된 증거가 명백하다며 기소 정당성을 주장했는데 이는 대배심원에게 압박이 될 수도 있는 사항으로 검찰이 해서는 안될 일이다. 한 대배심원이 검찰의 증거 부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자 검찰이 그를 강제 해임한 사실도 밝혀졌다. 연방법에 따르면 이와 같은 배심원 해임은 담당 판사에게 주어진다. 검찰이 판사의 권한을 침해한 사안인 것이다. 아울러 검사는 법정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배심원단과 사적으로 접촉했는에 이 역시 위법 사항이다. 이와 함께 배심원단이 두 차례나 기소안을 거부하자 시카고 연방 검사장이 직접 배심원단을 상대로 이민 정책과 관련한 정치적 성향을 심문하며 기소를 주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렇게 보면 검찰이 기소 자체가 힘든 케이스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 수에 없다.
스캔들이 하나씩 밝혀지자 시카고 연방 검찰이 그동안 진행했던 다른 사건까지도 의혹에 휩쌓였다. 특히 같은 검사팀이 맡았던 사건들이 해당됐는데 코로나19 검사 키트와 관련한 재판에서도 담당 판사가 해당 배심원단과 관련한 이메일 제출을 요구하자 검찰 스스로 기소를 포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검찰 내부의 위법 사항이 더 밝혀질 것을 우려한 조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캔들이 점차 커지자 브로드뷰 식스 피고인들은 연방 검찰이 악의적이고 보복성 기소를 무리하게 진행했고 이로 인해 막대한 변호사 비용이 들었다며 정부가 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브로드뷰 식스 스캔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역시 막강한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억울한 기소를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시도되고 있는데 그와 유사한 사항이 시카고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스캔들은 정치적 보복의 수단으로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하다 벌어진 사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연방 정부가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 L.A.와 시카고 등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이 재임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을 펼쳤고 이에 항의하거나 반대하는 시위대를 대상으로 보여주기식 체포와 기소를 하면서 이런 스캔들이 터졌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브로드뷰 식스 스캔들 담담 검사가 재판 과정에서 교체된 후 워싱턴 DC의 연방 법무부 보직으로 영전했다 문제가 커지자 경질된 것도 이런 의심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시카고 연방 검찰은 스케일이 크고 터프한 사건을 맡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력 정치인들의 뇌물 수수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연방수사국과 협력해 오랫동안 뒤를 캐고 공소 유지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또 자신의 안위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마약과 갱 조직 소탕에도 적극 나서기도 했는데 이번 스캔들로 시카고 연방 검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당장 시카고 지역 연방 의원들이 시카고 검사장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조리한 사회악을 단죄하면서 정작 칼자루를 쥔 검찰이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면 과연 그 공무 수행은 누가 인정해줄 것인가라는 점에서 브로드뷰 식스 스캔들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볼 일이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