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도 렌트도 막막…주거난 대공황 수준
Los Angeles
2026.06.17 17:34
2026.06.17 17:34
〈하버드대 주택 현황 보고서〉
젊은층 독립, 가구 형성 둔화
노동시장·소비심리 위축 영향
소득 대비 주거비 과부담 심각
전국에서 주택 구매와 임대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주거 위기가 대공황 수준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대학 산하 주택연구합동센터(JCHS)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6 전국 주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형성된 가구는 110만 가구에 그쳤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공황 시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학자금 대출 부담과 취업 시장 악화, 소비심리 위축 등이 젊은 층의 독립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주거비 부담과 경제 불확실성이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노동시장 약화와 이민 감소로 신규 가구 형성이 둔화했고, 기존 주택 거래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거비 부담은 주택 소유주와 세입자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전체 주택 소유 가구의 24%에 해당하는 2070만 가구는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했다. 이 가운데 960만 가구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전체 임차인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2270만 가구가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했으며, 이 중 1210만 가구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 부족이 현재 주택 시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4년 기준 지역 중위소득의 30% 이하를 버는 초저소득층 가구는 1100만 가구에 달했지만,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임대 매물은 380만 채에 불과했다. 수요의 35%만 충족 가능한 수준이다.
지난 수년간 렌트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악화됐다.
현재 세입자의 49%는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사용하는 ‘렌트비 과부담 가구’에 해당하며, 26%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사용하는 ‘심각한 부담 가구’로 집계됐다. 두 수치 모두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 노후화 또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래된 주택일수록 유지·보수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국 주택의 중간 나이는 42년, 임대주택은 43년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40년 이전에 건축된 주택에 거주하는 소유주는 연평균 6700달러를 수리와 개보수에 지출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건축된 주택 소유주보다 약 50% 많은 수준이다.
한편 지역별로는 플로리다와 네바다의 세입자들이 가장 큰 임대료 부담을 겪고 있으며, 주택 소유 비용은 가주와 하와이가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에서 지난해 기준 중간가격 주택의 주거비는 월 8217달러로 전국의 3122달러의 약 2.5배에 달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지난 2019년의 4194달러에서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하와이의 경우 가주보다 소폭 높은 월 8757달러였다.
우훈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