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에서도 인공지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질로는 개인의 재정 상태에 따라 구매 가능한 주택 가격 범위를 예측해 주는 '구매력 인사이트' 등의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다.
인공지능(AI)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변화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AI는 이제 매물 검색이나 중개 보조를 넘어 거래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질로와 오픈도어 같은 선도 기업들은 기존의 중개 구조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주택 거래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질로는 이미 프리미엄 매물 서비스인 '질로 쇼케이스'에 AI 기반의 가상 인테리어 배치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는 방 사진을 선택하고 여러 디자인 스타일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인테리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매물 홍보 수단을 넘어 소비자와 감성적인 연결을 강화하고 매물의 가치를 체감하게 하는 도구로 주목받는다. 질로는 예측에 기반한 가격 제안과 구매력 인사이트, 몰입형 투어, 매출 추천 강화 등 다섯 가지 AI 기능을 선보였다. 매물 검색에서 거래 유도까지 흐름을 AI가 주도하는 구조가 본격화된 셈이다.
오픈도어도 AI 기반 운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오픈도어는 관련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운영 시스템을 AI 기반으로 바꾼 효과로 오픈도어는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6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 실질적인 영업 수익력을 보여주는 조정 EBITDA에서도 흑자를 달성했다. 오픈도어는 AI 가격 책정 기술을 과장했다는 의혹으로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3900만 달러에 합의해 AI 기술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는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투자회사 제인 스트리트가 오픈도어 지분 약 5.9%를 확보함으로써 기관 투자자들이 부동산 매매의 AI 전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음으로 보여줬다.
AI의 확산은 바이어와 셀러 모두에게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정보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맞춤형 거래 경험이 가능해졌다. 질로의 구매력 인사이트 기능은 사용자의 소득과 대출 조건, 금리 변동 등을 분석해 실제 구매 가능한 주택 가격대를 제시한다. 가상 투어와 인테리어 시각화 기술 덕분에 실제 매물을 확인하기 전에도 집의 구조와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어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진다. 단점도 있다. 추천 알고리즘의 편향성 때문에 특정한 성격의 매물을 과도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이어에겐 불리한 점이다.
셀러에게는 AI가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는 도구가 된다. AI는 매물 사진과 설명, 광고 문구, 노출 시점까지 모든 것을 자동으로 최적화해 판매 가능성을 높인다. '버추얼 스테이징' 기능을 사용해 실제로 리모델링을 하지 않아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어 홍보 비용을 줄이면서 매매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하지만 AI가 산출한 가격이 실제 시장 가격과 어느 정도 이상 차이가 나면 오히려 거래가 지연되거나 신뢰가 떨어질 수 있어 에이전트의 판단과 개입이 여전히 필요하다.
최근 전문가들은 AI 기반 부동산 평가의 신뢰 확보와 감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AI의 평가 알고리즘이 갖고 있는 편향성 등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거래의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질로의 리뷰 중 약 24%가 AI 생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플랫폼 신뢰성 확보는 AI 부동산 거래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AI는 매물 가격 산정과 노출 전략, 구매자 매칭, 시각화 등 부동산 거래 전 과정에서 중심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종 계약 조율이나 법적 검토, 현장 점검 등은 여전히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아직 AI는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기보다 효율을 극대화하는 보조 체계다. 하지만 AI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어디까지 역할을 한정할 것인지는 풀어야 할 과제다.
AI가 부동산 거래 방식을 다시 쓰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질로는 가상 배치와 예측 기능으로 도입했고 오픈도어는 전국 규모의 AI 거래망으로 시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이 AI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AI가 어떻게 부동산 거래의 규칙을 다시 쓰느냐에 따라 부동산 거래의 형태와 소비자의 의사결정 방식, 주택 시장의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