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가 공적자금 집행 부실 논란과 선거제도 개편에 따른 법적 리스크라는 대형 악재를 동시에 맞닥뜨렸다.
시정부 측은 세입자 보호와 투표권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정작 예산 운용에 대한 사후 검증과 법적 안정성 확보 등 기본 책무에는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우선 LA시 검찰은 15일 시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세입자 퇴거 방어 프로그램을 전담해 온 ‘LA법률지원재단(LAFLA)’으로부터 서비스 제공 내용과 지출, 성과를 검증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700만 달러 규모의 시범사업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이후 9차례에 걸친 수정 및 연장을 거치며 사업 규모가 9000만 달러 이상으로 비대해졌다. 최근에는 맨션세 재원을 활용한 1억7700만 달러 규모의 세입자 지원 패키지 중 LAFLA 한 곳에만 약 1억700만 달러를 배정하는 신규 계약이 추진 중이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검찰 보고서에 따르면 LAFLA는 이 같은 초대형 계약을 시정부와 체결하면서도 시의회가 요구한 보고 자료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제출된 자료 역시 사후 가공된 PDF 형태의 방대한 문서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LAFLA가 운영한 워크숍과 웨비나(온라인 세미나)의 등록자 명단에는 참가자의 실제 참석 여부나 서비스의 실질적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가 전무했다.
방만한 웨비나 운영비 집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은 웨비나 및 워크숍 비용이 지난 2023년부터 참석 인원과 관계없이 회당 500달러에서 2500달러로 폭등했으며, 이로 인해 2023~2024년 관련 지출이 전년도(20만 달러 미만) 대비 약 200만 달러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시 당국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LA시의회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시의회 주택·노숙자위원회는 17일 LA시 검찰과 LAFLA 관계자를 일제히 소환해 계약 논란에 대한 공청회를 열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취소됐다.
LA시의 행정적 안일함은 선거제도 개편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노출됐다.
LA시의회는 지난 16일 연방대법원의 ‘루이지애나 대 캘레이스’ 판결이 LA시 선거구 획정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라고 관계 부서에 지시했다. 연방대법원이 지난 4월 선거구 획정 시 인종 고려 범위를 대폭 제한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지 무려 두 달이 지나서야 뒷북 대응에 나선 셈이다.
그동안 LA시는 시의회 선거구를 조정할 때 인종과 인구 통계학적 요소를 주요 지표로 활용해 왔다. 시의회는 기존 선거구 지도가 향후 소송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지, 나아가 시 헌장 개정이 필요한지 여부 등을 전면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검토 범위에는 유권자 신분증 요구, 시민권 증명, 선거 사기 기소, 투표 접근성 문제 등 민감한 선거 쟁점들이 대거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