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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혁의 마켓 나우] 스페이스X, 문제는 믿음이 아니라 가격

중앙일보

2026.06.18 08:06 2026.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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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혁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최정혁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라는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025년 매출의 약 94배에 달하고, 거래 첫날에만 공모가 대비 약 19%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현재의 실적을 넘어 스페이스X의 거대한 우주 내러티브에 압도적인 가치를 부여한 결과다.

상장 첫날 급등은 IPO 시장에서 흔한 현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의 높은 기대가 반드시 높은 투자수익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플로리다대 제이 리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80~2024년 미국 대형 IPO 기업(매출 5억 달러 이상)의 첫날 평균 수익률은 10.3%였다. 반면 첫날 종가로 매수해 3년을 보유했을 때의 평균 시장조정 수익률은 -4.4%로 급락했다. 상장 직후에는 높은 수익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평균을 밑도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은 ‘IPO 언더프라이싱’과 관련이 깊다. 기업과 주관사는 흥행 성공과 원활한 물량 소화를 위해 공모가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하면 시장의 관심과 거래량이 늘어나고, 벤처캐피털 등 초기 투자자들은 지분 매각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선 일반 투자자들은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IPO를 둘러싼 가격 형성 과정은 미국 스탠퍼드대 마이클 해리슨 교수 등의 연구로도 설명할 수 있다. 투자자는 주식을 살 때 미래 현금흐름뿐만 아니라, 향후 더 낙관적인 투자자에게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즉 ‘재매각 옵션’도 함께 매입한다는 것이다. 상장 초기에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자들의 기대 차이도 크다. 기대의 편차가 커질수록 재매각 옵션의 가치도 상승한다. 여기에 제한적인 유통 물량과 공매도 제약이라는 상장 초기의 특성까지 더해지면, 주가는 가장 낙관적인 기대를 반영하며 내재가치와 한참 멀어진다.

그 거품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실적 발표와 사업 성과가 축적되면 불확실성이 줄고 투자자들의 기대도 점차 수렴한다. 기대의 편차가 좁혀지면 주가는 결국 기업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에 기반을 둔 가치로 되돌아간다.

스페이스X가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투자자의 수익률은 기업의 성공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성공 가능성이 현재 가격에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가이다. 기대가 큰 성장기업일수록 투자자는 기업의 미래뿐만 아니라 시장의 기대 수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기업의 미래를 믿는 것과 그 미래를 적정한 가격에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최정혁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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