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에반스톤시의 흑인 배상 프로그램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에반스톤 거리의 벽화. [로이터]
시카고 서버브 에반스톤 시가 60~100년 전 인종차별적 주택 정책의 피해를 입은 흑인들에게 1인당 2만5천 달러를 지급하고 있는 전미 최초•유일의 ‘흑인 배상 프로그램’에 연방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연방 법무부는 금주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이 프로그램이 인종을 기준으로 차등적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며 “인종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미국 헌법상 평등 보호 조항에 위배된다”고 진술했다. 연방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상대로 제기된 기존 위헌 소송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조치를 취했다.
에반스톤은 지난 2021년, 전국 최초로 흑인 배상 프로그램을 공식 발효했다. 1919년부터 1969년 사이 에반스톤에 거주하며 차별적 시 조례•주택정책•관행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본 흑인 주민과 직계 후손에게 주택 보조금조로 1인당 최대 2만5천달러, 총 2천만 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에반스톤은 마리화나 세수 등을 활용해 수백명에게 2만5천달러씩 총 700만 달러 이상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방 법무부는 “한 도시가 과거의 차별적 정책•관행을 바로잡거나 취약한 시민•지역사회에 자원을 투입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타당한 방법이 있다”면서 “단순히 인종을 기준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구 조사국(U.S. Census)에 따르면 에반스톤 주민 약 7만6천 명 가운데 14%가량이 흑인이다.
흑인 배상 문제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태 이후 전국적인 이슈가 됐고, 캘리포니아•뉴욕 등 최소 5개 주와 보스턴•디트로이트•필라델피아 등 12개 이상 도시에서 태스크포스(TF) 팀이 구성돼 논의가 진행됐으나, 에반스톤처럼 실제 현금이 지급된 곳은 없다.
에반스톤에서 해당 기금 관리를 담당하는 위원회 측은 이번 소송과 연방정부 개입은 다른 지방정부들이 배상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겁주기 위한 것이라면서“에반스톤은 새로운 선례를 만들었다. 인종 배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에반스턴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 변호인단은 “배상금 신청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입증할 필요조차 없었다. 인종이 유일한 기준이었고, 흑인이면 누구나 신청 자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 강제 수용과 시카고 경찰 고문 관련 합법적 배상 사례들은 모두 특정 개인이 겪은 특정 피해와 연관돼있으나, 에반스톤의 경우 배상금을 받는 개인과 배상 목적 간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