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캐나다 이민부(IRCC) 직원 수백 건 비위 적발 ‘충격’

Toronto

2026.06.19 06:1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성희롱·이중취업에 해킹 장치까지”
[Youtube @CTV News 캡처]

[Youtube @CTV News 캡처]

 
연방 이민부(IRCC) 직원 비위 행위 보고서 발표… 성희롱, 폭력, 인종차별, 사기 등 총 105건 적발해 전격 문책
3.5년간 정부 풀타임 직장 ‘두 곳’ 몰래 겹치기 이중취업 및 불법 소프트웨어 이용해 근무 시간 조작한 사례까지 드러나
연방 공무원 전체 비위 1,600건 돌파 속 납세자연맹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료 사회 도덕적 해이 극치” 비판
 
캐나다의 이민·난민 정책을 총괄하며 비자 및 영주권 발급 등 신청자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연방 이민부(IRCC) 내부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와 범죄에 가까운 비위 행위들이 공식 보고서를 통해 전격 공개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과 폭력, 인종차별은 물론이고, 허위 근무 가짜 청구와 정부 기관 두 곳에 동시 고용되어 월급을 이중으로 챙긴 황당한 이중취업 사기 행각까지 적발되면서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 반 동안 정부 부처 ‘두 곳’서 월급 이중 수령… 불법 프로그램으로 ‘가짜 근무’ 조작
 
18일 연방 이민부가 발행한 ‘직원 비위 및 부정행위 조사 보고서(2024-2025 회계연도 확정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내부 감사를 통해 공식 적발된 이민부 직원의 비위 건수는 총 10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이민부는 최소 3명의 직원을 즉각 해고 조치하고, 47명에게는 무급 정직 처분을 내리는 등 강도 높은 행정 징계를 단행했다.
 
 
전체 적정 조사 사례 중 무단결근, 지각, 타임 도둑(근무 시간 조작) 등 복무 규정 위반이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적발된 가장 심각한 사례 중 하나는 한 이민부 직원이 무려 3년 6개월 동안 다른 연방정부 부처의 전임(Full-time) 공무원직을 동시에 유지하며 양쪽에서 월급을 꼬박꼬박 챙겨온 행위다. 이 직원은 재택근무의 맹점을 노려 컴퓨터가 절전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주는 무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상시 근무 중인 것처럼 조작하는 방식으로 이중취업 사실을 숨겼으며, 허위 시간 외 근무(Overtime) 수당까지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감사가 시작되자 자진 사직서 내용 제출 형식으로 도피했다.
 
공직을 사적으로 남용한 사례도 심각한 수준이다. 오타와 본부의 한 고위 간부는 자신과 사적으로 교제 중이던 부하 직원을 초고속 승진시키는 ‘중대한 관리 부실’을 저지르는 동시에 평소 동료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다 적발됐다. 해외 대사관에 파견된 한 직원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대사관 내부의 비밀 대화내용을 유포하고 파견국 정부와 국민을 비하하는 글을 올려 국가적 망신을 샀다. 이 밖에도 이민부 내부 업무망에 해킹 장치를 무단 연결하거나 업무용 컴퓨터로 음란물을 시청한 사례, 자신의 사적 소송 상대방을 뒷조사하기 위해 이민부 케이스 관리 시스템(GCMS)에 불법 접속해 개인정보를 열람한 직원 등 상상을 초월하는 비위 행태가 대거 폭로됐다.
 
연방 공무원 비위 전체 1,600건 돌파… “결정적 권한 가진 조직의 도덕적 해이 척결해야”
 
이번 이민부의 자체 비위 폭로는 2024년 연방정부가 각 부처에 연례 비위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지시한 지침에 의거해 투명하게 공개됐다. 이민부 테드 갈리반(Ted Gallivan) 부장관은 서한을 통해 “이민부는 신청자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조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1만 명이 넘는 거대 조직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부정행위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행정적 책임을 묻겠다”라며 뒤늦은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비단 이민부뿐만 아니라 캐나다 연방 공무원 사회 전체의 기강 해이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CTV 뉴스의 정밀 추적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연방 공무원 전체에서 적발된 비위 행위는 1,600건을 넘어섰으며, 이로 인해 145명이 해고되고 783명이 무급 정직 처분을 받았다. 여기에는 연방 왕립 기마경찰(RCMP)과 교정청(CSC) 등 강력한 공권력을 가진 핵심 권력 기관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권력화된 관료 조직의 안일함… 투명한 감시 시스템과 무관용 징계 법제화 시급하다
 
캐나다 연방 공무원들이 자행한 비위 리포트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철밥통 공직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국민들은 영주권 신청 서류 한 장 승인받기 위해 수개월에서 수년씩 피 마르는 대기 시간을 견디며 엄청난 수수료와 세금을 내고 있는데, 정작 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컴퓨터에 조작 프로그램을 깔아놓고 비밀리에 전임 직장 두 곳을 다니는 이중취업 편법으로 세금을 축내고 있었다는 사실은 배신감을 넘어 허탈감마저 안겨준다. 특히 이민 심사 시스템을 사적 보복과 뒷조사 수단으로 악용하고 동료를 성희롱하는 행태는 이 조직의 윤리 의식이 얼마나 바닥에 떨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러한 행태에 대해 연방납세자연맹(CTF) 프랑코 테라자노 대표가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관료 사회 내부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권리가 있으며, 이들의 파렴치한 행동에 극도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비판한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 이민부 장관을 비롯한 지휘부는 1만 명 조직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이 황당하다. 공무원의 비위는 단순 직장인의 일탈이 아니라 국가 행정 신뢰도를 통째로 무너뜨리는 국기 문란 행위다. 이번에 적발된 자들에 대해 형사 처벌을 포함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전산망 사적 오남용 및 무단 이중취업을 실시간 차단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 상시 감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