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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Chicago

2026.06.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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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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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넓은 땅을 가진 나라지만 해외에도 여러 곳의 미국령 영토가 있다. 그 중 카리브해에 있는 푸에르토리코는 도미니카공화국의 바로 동쪽에 있는데 1963년 그 섬의 아레시보라는 곳에 전파망원경이 설치되었다. 석회암 지역에 천연으로 움푹 팬 지형을 이용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2016년 중국의 FAST 전파망원경이 나올 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전파망원경이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파망원경은 전파를 이용한 망원경이고 광학망원경은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으로 관측하는 망원경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사진 속의 파이프 담뱃대를 문 에드윈 허블 옆에 보이는 윌슨산 망원경이 광학망원경이고, 영화 〈콘택트〉에서 주인공을 맡은 조디 포스터 옆에 접시처럼 생긴 것이 바로 전파망원경이다.
 
갈릴레이 시절부터 사용하던 광학망원경은 맨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먼 곳의 천체를 자세히 살필 수 있기는 해도 햇빛이 없는 밤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기상 변화에 따라 관측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1930년경에 발명된 전파망원경은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낮이나 밤 아무 때나 관측할 수 있으며 날씨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더군다나 간섭계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작은 전파망원경 여럿을 연결하면 그만한 크기의 수신 접시로 관측하는 효과를 내며 레이더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파망원경도 크게 발전했다.
 
대표적인 광학망원경 중 하나가 허블 천체망원경이고 지금 설명하려는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천체망원경이 바로 전파망원경이다.
 
거대한 수신 접시(receiving dish)를 가진 전파망원경을 만든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에서 자연적으로 땅이 꺼진 곳을 발견했고 이 경사면에 수만 장의 반사판을 연결해서 붙이면 지상에 지지 골조를 만드는 수고를 덜 할 것이기에 그곳에 망원경을 건설했다. 아레시보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은 접시의 지름이 305m나 되는데, 이해하기 쉽게 비교하자면 일반 축구 경기장의 약 열 배가 넘는 규모다. 참고로 중국의 톈옌(天眼) FAST 전파망원경의 지름은 500m다.
 
접시 모양의 반사판 주위에 송전탑 모양의 구조물을 세 곳에 설치하여 서로 케이블로 연결하여 수신 장치를 매달아 놓았는데 수신기의 무게가 약 900t 정도 되었다고 한다. 반세기가 넘게 일을 하다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채 무거운 수신기가 접시로 추락하면서 아레시보 천문대는 그 수명을 다하고 2020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1974년 우리 은하 안의 메시에-13(M13)이란 이름의 구상성단에 메시지를 보낸 일로 유명해졌다. 아레시보 메시지라고 하는데 구상성단이란 수만에서 수백만 개의 오래된 별이 빼곡히 모여서 이루어진 은하 속의 별의 모임으로 지구에서 약 2만 5천 광년 떨어져 있다. 외계 지적 문명의 수를 계산하려는 드레이크 방정식을 고안한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가 지구를 소개하는 메시지를 만들었다. 혹시 그곳에 지적 생명체가 있어서 우리에게 답신을 보낸다면 빛(전파)이 편도 당 2만 5천 년 걸리는 거리니까 약 5만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지구상 인류의 문명이 예닐곱 번 생겼다 사라지는 긴 세월이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천문학의 대중화에 공을 세운 칼 세이건의 소설을 영화화한 〈콘택트〉에 나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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