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이 개막한 지난 4월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경북 경주시가 지난 17일 정부 제11차 전력 수급계획에 따라 추진했던 소형모듈원자로(SMR) 초도호기 부지 유치에서 고배를 마셨다.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경쟁 도시 부산 기장군에 국내 첫 SMR 건설을 위한 부지를 내주면서다.
우수한 원자력 인프라와 높은 주민 수용성, 동해안 에너지 벨트 연계성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경주시는 SMR 부지 유치를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부지선정평가위원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SMR 부지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부산 기장군은 87.11점, 경주시 84.56점을 획득했다. 평가 항목은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 4개 항목이었다.
앞서 한수원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4~6월 신청 부지에 대한 부지·환경 기초조사와 현장실사, 주민 여론조사 등을 통해 종합평가를 했다. 기장군은 주민 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분야에서 경주시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경북 경주시청 전경. 사진 경주시
하지만 한수원 종합평가에서 경주시는 기장군보다 환경성과 건설 적합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생태계, 해양환경, 육상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환경성에서 경주시는 20.80점을 받아 기장군 20.00점보다 높았다. 전력망 비용, 용수공급 거리, 부지 조성비 등을 따지는 건설 적합성에서 경주시는 23.93점, 기장군은 23.60점을 받았다.
그간 경주시는 경북도와 포항시, 지역 대학, 산업계와 함께 SMR 산업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아 왔다. 이번 공모 과정에서 구축된 광역 협력 체계와 산업 네트워크는 향후 원자력산업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경주시는 평가했다.
경주시는 유치 결과에 상관없이 SMR 국가산업단지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조성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또 한수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과 함께 원자력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세대 원전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북 경주시 감포읍 일원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등을 담당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조감도 모습. 뉴스1
주낙영 경주시장은 “SMR 유치를 위해 힘을 모아준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스럽고 안타깝다”며 “이번 공모 과정에서 확인된 시민들의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대한민국 원자력 사업 중심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