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에 가득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 등 SNS 애플리케이션. 로이터=연합뉴스
오렐리아의 관심사는 디자인과 반려동물이다. 그는 파리 근교의 한 정원에서 커피 한잔을 들고 인스타그램과 함께 ‘휴식’을 시작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이탈리아 베네치아 여행 사진,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장난치며 싸우는 동영상, 사이사이 뜨는 로봇 청소기와 다이어트 상품, 디자인 침구 광고….
‘인스타그램 친구’ 198명을 둔 그는 “소셜미디어(SNS)는 바나나를 클릭하면 계속 바나나만 보여준다”며 “(진짜) 친구의 게시물은 거의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게시물을 올리는 일도 드물다. 어차피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아서다.
오렐리아는 영국 BBC가 최근 ‘반(反) 소셜 시대…친구보다 유행이 피드를 채운다(Anti-social: It‘s fads, not friends, which now dominate our feeds)’란 제목을 달아 보도한 기획 기사에 나온 사례다. SNS에 익숙한 Z세대(1997년 ~ 2011년생)의 달라진 SNS 활용법을 분석했다.
SNS는 초기에 ‘아는 사람’과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용도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모르는 사람의 전문적인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일단 일상적인 게시물을 잘 올리지 않는다. 프랑스 정부의 ‘디지털 바로미터(Barometredunumerique) 2026’ 조사에 따르면 SNS 이용자의 49%가 “가끔만 활동한다”고 답했다. 영국 오프콤(Ofcom)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적극적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이용자 비율이 1년 새 61%에서 49%로 줄었다.
미국에서도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해 6월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28%가 “1년 전보다 게시물을 덜 올린다”고 답했다. 매일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는 33%, 단순히 콘텐트를 소비하거나 오락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57%로 나타났다. Z세대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져 매일 게시물을 올리는 이용자가 18%, 콘텐트를 보기만 하는 수동적 이용자는 74%였다.
BBC는 전문가를 인용해 “SNS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은 콘텐트와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하고, 왓츠앱 같은 메신저 서비스는 진짜 소통을 위해 찾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사용자가 진짜로 소통하는, 친밀한 공간일수록 기업이 광고를 붙이거나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BBC는 기존 SNS가 광고를 보고, 쇼핑하는 플랫폼 성격이 짙어지자 기업도 사업을 운영하는 것과 별개로 ’콘텐트 제작자‘로서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