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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걸” 트럼프 조롱에…멜로니 “당신 지지율이나 신경 써”

중앙일보

2026.06.20 21:42 2026.06.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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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함께 찍은 사진 한장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이 낮은 멜로니 총리가 자신에게 사진 촬영을 ‘구걸’ 했다고 주장했고, 멜로니 총리가 근거 없는 말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양국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멜로니 총리가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나에게 사진을 찍자고 거듭 요청했다”며 “그는 이탈리아 내에서 지지율이 저조한데 아마도 이란의 핵무기 획득이나 개발을 저지하는 문제에서 이탈리아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호해 주는 국가인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제압한 후 그는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시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며 “사양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나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구걸(begged)했다”며 “찍어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안쓰러워서 찍어줬다”고 한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멜로니 총리는 발끈했다. 그는 19일 X(옛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트럼프의 발언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다. 솔직히 말해 충격적”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왜 자국의 동맹국에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 가지는 명심해야 한다. 이탈리아와 나는 절대 구걸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탈리아는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의 방미를 취소했다.

이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서 같은 주장을 반복하자 멜로니 총리는 20일 더 강한 어조의 발언을 내놨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런 끊임없고 근거 없는 공격은 무의미하다”며“내 지지율은 당신의 친구였던 것이 결코 도움되지 않았고 내 지지율은 당신과의 관계 때문에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멜로니 총리는 또 “지지율은 이탈리아 국익을 지킬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고 나는 항상 그렇게 해왔다”며 “어쨌든 내 지지율은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당신 자신의 지지율에나 집중하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란 전쟁 후 급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지적한 것이다.

보수 성향의 멜로니 총리는 유럽 정상 중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인사 중 하나였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서유럽 정상으론 유일하게 참석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2월 28일 발생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멜로니 총리는 자국 미군 기지에서 미군 항공기의 공중 급유를 허용하지 않는 등 다른 유럽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건 지난 4월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 레오 14세의 이란 전쟁 반대 입장을 두고 “교황은 정신 차려야 하고 한다. 내가 백악관에 없었으면 교황도 바티칸에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멜로니 총리가 “교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가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멜로니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아주 다르다. 용납할 수 없는 것은 (내가 아닌) 그(멜로니)다”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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