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저를 (삼겹살 회동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했는데 갔을 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깜짝 놀라고 너무 당황하고 너무 힘들... 놀라기도 했었는데요.”
아뿔싸. ‘너무 힘들었다’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본심이 나와버렸다. 초대해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옆에 있는지라 곧바로 ‘놀랐다’라고 표현을 고쳤지만 흔들리는 눈동자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6월 8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1784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뉴스1
지난 8일 오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공동 기자회견 중 포착된 모습이다. 이날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에 방문한 황 CEO를 맞아, 두 사람이 양사 협력 및 이틀 전(6월6일) ‘삼쏘회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자리였다.
사회자(네이버 직원)가 ‘시간 관계상’이라며 마치려 할 때마다 황 CEO는 “질문 두 개 더 받자”, “아직 해진이 답을 안 했다”며 좀처럼 놓아주지 않았다.
황 CEO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종로구 SK 사옥, 여의도 LG 트윈타워, 관악구 서울대,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을 차례로 방문해 총수들을 만나는 강행군을 한 뒤였다. 그러나 황 CEO는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에서 도리어 기운을 충전하는 듯했다.
6월 5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식당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삼겹살·소맥회동을 가진 뒤 네이버페이 페이스사인으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반면 곁에 선 이 의장의 낯빛은 점점 파리해져갔다. 이틀 전 홍대 고깃집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 CEO와 삼겹살을 먹은 뒤 네이버페이 얼굴 인식로 결제하는 홍보까지 곁들여 ‘은둔의 경영자가 달라졌나’ 놀라움을 산 그였다. 그러나 ‘너무 힘들었다’는 호소가 입 밖으로 나와 버린 것이었다. 네이버 측은 “직원들이 많이 모인 자리라서, 이 의장 특유의 유머를 담은 발언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