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공 스타트업 에어하트 격납고 방문기]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 차 운전 수준 비행 목표 항공기 협업 제작·항공전자 시스템 단순화가 핵심 기체 각도·속도 콘트롤, 방향 주시 등 모두 자동화 이동시간 3분의 1로 단축…가격 10만 달러 이하
경량스포츠항공기(LSA) 제조사인 ‘슬링 에어크래프트’와 협업해 제작된 ‘에어하트 슬링’ 모델.
차세대 개인 항공 시장을 겨냥한 스타트업 에어하트(Airhart Aeronautics)가 직관적인 조종 경험과 안전성을 앞세운 ‘항공기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에어하트는 최근 롱비치공항에 위치한 전용 격납고에서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기존 개인 항공기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업체의 혁신적인 기술과 향후 사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인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초청돼 방문한 격납고 안쪽에는 고성능 경량스포츠항공기(LSA) 및 실험용 키트 항공기 제조업체인 ‘슬링 에어크래프트’와 협업해 제작된 프로토타입 항공기 ‘에어하트 슬링’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조종사 포함 총 4명이 탑승 가능한 항공기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방에 배치된 듀얼 디스플레이와 스로틀 등 예상치 못한 다소 단출한 구성이었다. 일반적인 항공기의 조종석을 상상할 때 떠오르는 수많은 조작 버튼들, 기계적인 디자인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창업자인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 니키타 에르모슈킨 최고경영자(CEO)는 에어하트의 목표가 “가장 안전하고 가장 쉽게 조종할 수 있는 개인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하트의 핵심 전략은 항공기 자체보다 ‘항공전자 시스템(Avionics)’이다. 이를 통해 기존 항공기의 복잡하고 분절된 조종 환경을 근본적으로 단순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부에는 다양한 항공 조작 기능을 대체하는 터치 기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격납고 2층에 위치한 사무실 안쪽 공간에는 이 같은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도록 비행 시뮬레이터가 마련돼 있었다. 업체 측의 보안 절차에 따라 촬영이 제한된 공간에는 실제 비행 상황을 재현한 스크린과 스로틀, 레버가 구비되어 있었다.
에어하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조작의 안정성이었다. 관계자가 시뮬레이터의 방향 조종간을 우측으로 강하게 기울이자 비행기가 선회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점은 이처럼 방향을 극단적으로 선회하는 격한 조종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알아서 속도와 고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며 안정적인 비행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이는 랜딩 단계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하강 시 장소와 방향 등 기본적인 요소를 맞추고 나니 기체는 자연스럽게 내려와 착륙을 마쳤다. 이 모든 것이 별다른 조작 없이 스틱과 레버 조종만으로 가능했다.
행사 참석자들을 에스코트했던 네이트 툴리 에어하트 사장은 “기존 방식에서는 조종사가 직접 기체의 자세와 속도를 지속해서 조정해야 한다. 또한 동시에 방향지시계(BSI)와 속도계의 변화도 계속 주시해야 한다. 그러나 에어하트의 시스템에서는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추력과 자세를 조절해 목표 속도와 고도를 동시에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에어하트의 도전은 현재 개인 항공 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출발했다. 현재 개인용 항공기의 평균 구매 가격은 약 325만 달러, 연간 운영비는 100만 달러 수준에 달한다. 여기에 조종 교육 과정은 약 70%가 중도 탈락으로 이어질 만큼 진입 장벽이 높고, 성인 중 조종사 면허 보유 비율은 0.2%에 불과하다.
이에 에어하트는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와 조종사 보조 기능, 데이터 기반 비행 분석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기존 항공 전자 시스템의 높은 진입 장벽과 달리, 조종 경험을 직관적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에어하트가 선보인 이 기술은 모듈형 시스템이다. 특히 기존 항공기에도 장착이 가능한 ‘플랫폼 독립형’ 구조를 채택했다. 향후에는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컴퓨터가 기체 조종을 대신함)와 자동화 기능까지 결합해 완전한 차세대 항공기로 확장하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한편 에어하트는 이미 기술 검증 단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2023년 첫 프로토타입 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주 대륙 횡단 비행을 완료하며 장거리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회사는 올해 첫 고객용 항공기 인도를 시작으로, 2028년 양산 체제 구축, 2035년 연간 1만 대 생산을 장기 목표로 두고 있다.
시장 환경 역시 에어하트에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연방항공청(FAA)이 2025년 발표한 MOSAIC(특별감항인증 현대화) 규정은 경량 항공기 기준을 대폭 완화해 4인승 기체와 고속 비행, 전기·하이브리드 추진까지 허용했다. 기존보다 훨씬 넓은 시장을 열어주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에어하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국내 이동 패턴 분석 결과 평균 이동 거리는 약 200마일이지만, 전체 여행의 90%는 자동차로 이뤄진다. 특히 많은 인구가 공항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 이동이 제한적인 이유는 결국 접근성과 비용이라는 분석이다. 에어하트는 이를 해결할 경우 단거리 이동 시간을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하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항공기를 가족용 미니밴 수준의 안전성과 자동차 수준의 사용성을 갖춘 제품으로 만들고, 가격 역시 10만 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인 개인 항공이 일반적인 대중교통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이들의 도전이 향후 항공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에어하트 니키타 에모르슈킨 CEO 인터뷰
「
[조종사 중심 통합 플랫폼 구축]
」
.
일반항공, 안전·접근성 미흡 비행 보조·부담 줄여 만족도↑
쉽고 안전한 개인 비행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항공 기업 에어하트의 창립자 니키타 에모르슈킨(사진)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자신이 직접 체감한 항공 산업의 구조적 한계였다.
에모르슈킨 CEO는 “비행을 배우는 과정에서 현재 항공 업계가 얼마나 많은 한계를 가졌는지 직접 경험했다”며 “일반항공(GA)은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리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안전성과 접근성을 아직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를 둘러봤지만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인 관점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결국 우리가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어하트가 개발한 프로토타입과 시뮬레이터에 대한 반응은 숙련된 파일럿과 일반 사용자 모두에게서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모르슈킨 CEO는 “조종석에 앉아 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시스템이 덜 위압적이고, 접근하기 쉬우며, 스트레스가 적고 훨씬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어하트는 조종사의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진입 장벽을 빠르게 줄였다”며 “기존 파일럿들 역시 시스템이 안정적인 비행을 보조하며 실질적으로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험 많은 조종사들은 이 시스템이 제공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비행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완전 자율비행보다는 ‘조종사 중심’ 철학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래 항공은 자동화와 자율 기능을 적절히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지만, 여전히 조종사를 중심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의 ‘유능한 조종사’ 기준과 미래에 요구될 역량을 면밀히 분석해 그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업 전략과 관련해선 단일 제품이 아닌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항공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하나의 제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는 항공전자(Avionics)를 시작으로 훈련 시스템과 간소화된 비행 조종 기술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통합한 완전한 항공기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