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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뚝배기’엔 뚝심 담겼다…남아공전 ‘키 플레이어’ 조규성

중앙일보

2026.06.22 13:00 2026.06.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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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대표팀의 조규성이 헤더슛을 날리고 있다. 강정현 기자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대표팀의 조규성이 헤더슛을 날리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규성(28)은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중 외모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일 것이다. 권위 있는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북중미 월드컵 주목할 선수 기사에서 그를 두고 “2022년 월드컵의 ‘가장 아름다운 선수’가 돌아왔다. 가나를 상대로 두 골을 넣는 활약도 좋았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그의 외모였다. 각진 광대뼈와 넓은 어깨를 가진 그는 인터넷에서 전례 없는 인기를 얻었다”고 했다. 대회 전 약 2만 명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93만 명으로 불어났다.

4년 전 가나전에서 활약한 조규성은 한국의 히든 카드다. [뉴시스]

4년 전 가나전에서 활약한 조규성은 한국의 히든 카드다. [뉴시스]

그러나 달콤했던 월드컵 뒤에는 혹독한 시련이 기다렸다. 덴마크 미트윌란에서 뛰던 2024년 5월, 무릎 수술 후 뜻밖의 합병증이 발생했다. 주사기로 무릎에 찬 물을 빼는 과정에서 세균 감염 추정 악재를 만났다. 재수술 후 한 달간 병상에 누워 지냈고, 몸무게가 14㎏이나 빠져 뼈만 남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졌다. 2024~25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암흑기였다.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많이 힘들었다. 월드컵 하나만 보며 이겨낼 수 있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수술 후 병상에만 누워있던 조규성. 사진 미트윌란

수술 후 병상에만 누워있던 조규성. 사진 미트윌란

진통제를 맞아가며 재활 끝에 지난해 11월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복귀전에서 653일 만에 A매치 골을 터뜨리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제 그에게선 카타르 때의 귀공자 이미지 대신 거친 야생미가 뿜어져 나온다. 카타르에서 트레이드마크였던 긴 머리도 싹둑 잘랐다. 단정하고 간결해진 헤어스타일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그의 간절함을 대변한다.

조규성은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에서 대표팀의 ‘히든카드’로 대기한다. 멕시코와의 2차전 막판 투입된 그는 짧은 시간 동안 강력한 헤딩슛으로 박스 안에서 상대를 괴롭히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남아공 수비진의 중심인 음베케젤리 음보카지(177㎝)와 오브리 모디바(167㎝)는 단신 축에 속한다. 189㎝의 키에 탄탄한 체격을 회복한 조규성이 후반 교체로 나서 공중권을 장악한다면 남아공 포백 라인을 흔들 수 있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처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칼날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로 마무리하는 명장면을 팬들은 고대하고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헤딩골을 터트리는 조규성. 연합뉴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헤딩골을 터트리는 조규성. 연합뉴스


멕시코전 막판 오현규(베식타시)와 투톱으로 뛴 조규성은 “제가 제공권이 좋기에 현규한테는 뒤도 돌아 뛰라고 했다. 현규가 앞으로 잘라 들어가 준 덕분에 찬스가 왔다. 같이 뛰게 된다면 더 좋은 찬스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그는 또 “멕시코전 박스 안에서 상대를 괴롭혔다. 남아공전에 출전한다면 연계 플레이로도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남아공 선수들이 훈련에 한창인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남아공 선수들이 훈련에 한창인 모습. [연합뉴스]


A조 2위 한국(1승 1패)은 남아공(1무 1패)과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진출한다. 하지만 조규성의 사전엔 타협이 없다. “비기는 게 아니라 무조건 이겨서 올라간다”고 했다. 때마침 FIFA는 공식 SNS에 한국 대표팀 사진과 함께 북중미 월드컵 주제가 구절인 ‘넘어져도 다시’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긴 공백과 큰 부상을 이겨내고 머리를 자른 채 다시 그라운드에 선 조규성에게 이보다 잘 어울리는 문장은 없다. 4년 전 가나를 상대로 빛났던 그의 ‘황금 머리’가 다시 한번 승리의 축포를 쏘아 올릴 차례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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