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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폰서 현대차, 정작 월드컵서 망신

Los Angeles

2026.06.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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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앞두고 잇따라 규탄 시위
미국서 논란, 멕시코로 이어져
“축구 통해 이미지 세탁” 주장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현대·기아자동차의 현지 공급업체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페어 스틸 코얼리션 페이스북]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현대·기아자동차의 현지 공급업체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페어 스틸 코얼리션 페이스북]

북중미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현대자동차가 정작 월드컵 현장에서 공급망 리스크와 관련한 거센 비판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멕시코 내 공급망 문제를 둘러싼 시민단체의 규탄 시위가 열리면서, 최근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미성년자 노동 및 노동권 침해, 산업재해 논란에 이어 다시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LA타임스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지역사회 단체, 환경운동가, 노동단체 등이 현대차를 상대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21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현대차가 월드컵 후원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스포츠를 이용한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8일 한국과 멕시코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과달라하라 경기장 앞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현대차·기아의 철강 공급망에 포함된 멕시코 철강업체 ‘테르니움(Ternium)’의 인권·환경 문제를 지적하며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현대차·기아가 테르니움에 ‘레드카드’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철광석 채굴 사업에 반대하다 실종된 환경운동가 리카르도 라구네스 가스카와 안토니오 디아스 발렌시아 사건을 언급하며 현대차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앞서 글로벌 환경단체 마이티어스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대차를 ‘더러운 철강 공급망(dirty steel supply chain)’과 연결된 기업으로 지목하며, 테르니움 철강의 주요 구매 기업 중 하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시민단체들의 규탄 시위는 월드컵 기간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주최 측은 오는 7월 5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테르니움과 현대차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한 뒤, 이어 7월 9일 LA에서 열리는 월드컵 8강전을 하루 앞두고 현대차 공급망 내 인권 침해와 노동권 문제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관련 단체들은 현대차의 아동 노동과 노동 착취, 수감자 노동 의혹 등을 집중 부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성명을 통해 “엄격한 공급업체 행동강령을 시행하고 있으며 교육, 감사, 실사 절차를 통해 공급망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 단체들은 현대차의 공급망 논란이 특정 국가에 국한된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페어 스틸 코얼리션’의 다이애나 피게로아 대표는 “현대차는 월드컵 후원으로 이미지를 쇄신하려 하지만 멕시코와 브라질,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인권 및 환경 문제와 얽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전국 산업안전 감시단체인 내셔널 코쉬(National COSH)는 현대·기아차를 협력업체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 등을 이유로 전국 12개 ‘최악의 일터’ 명단에 처음으로 포함시켰다.〈본지 4월 23일자 A-1면〉 같은 달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임신 중이던 여성 직원이 직장 내 폭행으로 유산했다며 20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LA 오토쇼에서는 ‘잡스 투 무브 아메리카(JMA)’를 포함한 40여 개 노동·시민단체가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미성년자 고용과 불법 노동 관행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본지 2025년 11월 24일자 A-1면〉 현재 JMA는 현대차를 상대로 공급망 내 미성년자 노동과 수감자 노동, 안전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원고 측은 현대차가 관련 위법 사실을 인지하고도 실효성 있는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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