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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부자의 100불

Chicago

2026.06.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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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

이기희

부자(?)의 100불은 쓸 곳이 천지다. ‘부자’로 찍히면 이름 값을 해야 한다. 움켜쥐면 구두쇠, 짠돌이, 노랭이라 불린다. 노랭이의 표준말 노랑이는 아량이 좁고 돈에 매우 인색한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영어론 ‘He is a dreadful penny pincher’다. 1원도 안 쓰려고 돈을 꼭 쥐고 있는 사람의 과도한 인색함을 비꼬는 말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뜻은 말은 사람 사이를 타고 순식간에 멀리 퍼진다는 말이다. 구두쇠로 소문나면 자손대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
 
‘충주 자린고비’라 불리는 실존 인물인 조륵(趙玏, 1649~1714)은 식사 때 굴비를 천장에 매달고 밥 한 술에 굴비 한번 쳐다 보라는 일화로 유명하다. 아들이 굴비를 두 번 쳐다보면 굴비가 짜지도 않느냐고 호통을 쳤다.  
 
그가 평생 구두쇠 짓으로 모은 돈으로 가뭄에 시달리던 1만 호의 백성을 구한다, 주민들이 감동하여 사후에 ‘자인고비(慈仁考碑)’ 비석을 세운다. 자인고비는 어버이 같이 인자한 사람이란 뜻이다. ‘자린 고비’가 ‘절인 굴비’에서 왔다는 말도 전해진다.
 
세계 최고 부자 가운데 한 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페이스X 기지(스타베이스)에 위치한 약 $50,000(약 7,000만원) 상당의 10평형 조립식(모듈러) 주택에 거주한다. 모든 부동산을 처분하겠다고 선언한 뒤 화려한 대저택을 모두 매각했다. 진짜 부자의 7000만원은 종이 장난감이다.
 
역사상 최고령이고 재산이 가장 많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좋아하는 햄버그를 자주 먹는다는데 자부심(?)과 위로를 받는다. 대통령과 내가 동급 인생 사는 건 절대 아니다.  
 
구두쇠라 남의 입에 안 오르내리고,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고, 부자로 칭송 받지 않아도 맘 편히 사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를 함께 나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ility Obliges)는 병아리 눈물만큼 실천한다.
 
35세, 밤길을 걷던 단테는 표범, 사자, 암늑대에게 위협을 당하는데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구해주고 지옥으로 인도한다. 신곡(La Divina Commedia) ‘지옥의 문’에는 신곡의 가장 유명한 구절 ‘모든 희망을 버려라, 들어오는 그대들이여’(Lasciate ogni speranza, voi ch’entrate)라 적혀 있다. 지옥에는 희망이 없다,
 
이승과 지옥의 경계인 아케론강(Acheronte)을 지나면 ‘고통 없는 절망의 공간’인 변옥(Limbo)이다. 죄는 없지만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다.
 
지옥의 제4층은 탐욕의 지옥이다. 부(富)와 재물에 집착한 죄인들이 가는 곳이다. 낭비가 심하고 인색했던 자들이 생전 모은 재산만큼 무거운 짐을 가슴의 반대 방향으로 굴리면서 몸이 부딪히면 서로의 죄를 탓한다. 재물에 얽매여 살았던 그리스 신화의 플루토스, 부패한 성직자들, 보니파시오 8세가 탐욕의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다.  
 
지상의 낙원에 도착한 단테는 천국에서 영원한 첫사랑 베아트리체를 만난다.
 
알게 모르게 죄를 짓는다 해도, 지옥으로 떨어질 일은 안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자식을 돈으로 키우면 돈벌레가 된다. 재산을 불려도 (돈)벌레는 인간 취급받기 힘들다. 정성과 사랑으로 자식을 돌보면 정이 넘친다. 정(情)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적게 가졌다고 불평하지 않고, 많다고 자랑하지 말고, 내 몫으로 배당된 100불을 소중하게 여기며 허투루 살지 않기를!
 
살아있는 것들 위해, 꽃잎 송별로 바람의 연가를 부른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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