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합법적인 이민 경로 역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서비스국(USCIS)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 해인 지난해 승인된 각종 이민 건수는 총 830만 건으로, 2024년 1140만 건에서 27%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컸던 분야는 취업이민과 인도주의적 이민(난민 및 망명신청자 등)이었다. 취업 기반 이민 승인 건수는 전년 대비 26%, 인도주의적 이민 승인 건수는 69% 줄었다. 반면 가족 초청 이민 신청 승인은 8% 증가했고, 시민권 취득 관련 승인 건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민 감소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으며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줄리아 겔랫 이민정책연구소 부국장은 “이민자들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는 존재”라며 “이민자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고, 이는 새로운 일자리 수요를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해외 비자 발급을 담당하는 국무부는 아직까지 지난해 전체 통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9월까지의 통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유학생(F1) 비자 발급 건수는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31% 감소했다.
많은 이들이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한 뒤 취업비자를 거쳐 영주권을 취득하기 때문에, 현재의 유학생 감소는 향후 수년 동안 미국 이민규모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겔랫 부국장은 “이 경로가 차단되면 그 영향은 향후 수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가족초청 이민 외에도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또다른 경로는 ‘인도주의적 입국’이다. 2023~2024회계연도에는 10만 명 이상이 난민 등 인도주의적 사유로 미국에 입국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025~2026회계연도 난민 수용 상한선을 7500명으로 설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주요 도시들의 인구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4년 들어 대부분 도시에서 회복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국제 이민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데이비드 비어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 이민연구 책임자는 “노동력이 감소하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생산량이 줄어들며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며 “정부가 합법 이민에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미국에 실질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