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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노쇼’ 재판, 변론 재개에도 패소…유족 “고민 결과가 이건가” 눈물

중앙일보

2026.06.2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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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흑서의 저자 중 한명인 권경애 변호사가. 중앙포토

조국흑서의 저자 중 한명인 권경애 변호사가. 중앙포토

권경애 변호사의 ‘노쇼’로 패소가 확정된 재판이 약 3년 6개월만에 재개됐지만 결국 소 취하로 마무리됐다. 유족은 이날 법정에 출석해 “판사님이 고민하신 결과가 이건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法 “‘노쇼’ 위법성 중대하지만 재판 결과 뒤집을 순 없어”


서울고법 민사8-2부(재판장 오영상)는 24일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청구 소송 2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사건 소송 중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부분은 2022년 11월 10일 항소취하 간주로 모두 종료됐다”고 선고했다.

판결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판결 결과와는 별개로 저희 재판부로서도 이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들 드리고, 원고 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판을 시작했다.


그러나 재판을 재개해달라는 유족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권경애씨의 행위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반한 것이고 그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면서도 “다만 권씨가 이에 대해 원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것과 별개로, 항소 취하 간주는 민사소송법 요건 성취로 법률에 의해 발생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권씨에게 별도 소송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이 사건에서 법을 달리 적용해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다는 취지다.


변호인이 재판에 불출석하면 다음 기일 통지는 당사자에게도 송달해야 한다는 이씨 주장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의 차원에서 논의될 수는 있다고 여겨지지만, 항소취하 적용의 배제 근거로 삼기에는 어렵다”고 했다.



유족, 법정서 “그럼 저는 어떡해야 하나” 눈물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2023년 6월 19일 오후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2023년 6월 19일 오후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판결 선고 후 이씨는 법정에서 “판사님이 고민하신 결과가 이겁니까”라고 외쳤다. 그는 “(권씨) 증인신청은 왜 안 받으셨나”라며 “변호사가 고의로 소송을 말아먹었는데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그 사안에 대해 판단을 해달라는데 왜 말을 안 하나”라고 소리쳤다. 이어 “이 나라 법이 이런 짓을 해도 되나”라며 문을 박차고 나갔다. 재판부는 아무 말 없이 이씨를 지켜봤다.

이 사건은 이씨가 2016년 가해 학생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2심이다. 1심에서 유족은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지만, 2심에서 소송을 대리한 권 변호사가 세 차례 불출석하며 2022년 11월 패소했다. 민사소송에서는 원고 측이 변론기일에 3회 연속 불출석하면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권 변호사는 소 취하 판결이 난 지 5개월이 지난 뒤에야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 때문에 대법원 상고 기회를 놓치면서 패소가 확정됐다.

유족은 2026년 3월 이 재판의 기일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청하는 서면을 냈다. 민사소송규칙에 따라 “소의 취하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당사자는 기일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달 약 3년 6개월만에 변론기일을 열었다. 다시 열린 재판에서 유족 측은 “권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불출석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고, 재판부는 권 변호사 불출석으로 인한 패소(소 취하)를 무효로 볼 수 있는지를 먼저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권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권 변호사가 유족에게 6500만원을 배상하고, 이에 대해 9000만원의 약정금도 약속대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족은 약정금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상고이유가 기각된 데 반발해 재판소원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전날 ‘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건을 각하했다.

이씨는 법원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고와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이씨는 “선고 자체는 저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지만, 제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전부 다 인정 못하겠다고 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권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의 재판소원이 전날 각하된 데 대해서도 “재판소원법이 만들어지고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헌재로 가고 있나. 그런데 결정문 내용이 똑같다”며 “법원과 헌재 누구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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