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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으로 보는 현 주식시장과 접근법] 전례없는 극단적 구간…위치 파악 나서야

Los Angeles

2026.06.2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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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수준에 진입한 주식시장 평가 필요
평균의 두 배 넘어선 이례적 주가수익비율
최저권 배당수익률로 기대수익 구조적 변화
주가 상승 따른 포트폴리오 전략 점검 시기
오랜 시간 시장을 연구해온 경제학자들이 개발하고 검증한 밸류에이션 지표들은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공통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 이 시장은 지난 100년의 역사를 통틀어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고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고평가가 곧 폭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과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모든 투자 판단의 출발점이다. 숫자를 직접 들여다보자.
 
▶밸류에이션 지표란
 
밸류에이션이란 주식이 ‘적정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어떤 기업의 주가가 1만 달러라고 해서 비싼 것이 아니듯, 주가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그 주가가 기업의 수익, 자산, 배당 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비율로 표현한 것이 밸류에이션 지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가 주가수익비율(P/E Ratio)이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크거나 주식이 비싼 상태임을 의미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일 연도 이익 대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10년 평균 이익을 분모로 사용하는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 즉 CAPE(Cyclically Adjusted P/E Ratio)를 개발했다. 단기 경기 사이클의 왜곡을 줄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다.
 
▶CAPE가 말하는 것: 역사적 극단의 구간
 
현재 미국 S&P 500의 CAPE는 40배대 중반 수준이다. 이 수치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를 이해하려면 역사적 맥락이 필요하다. 1900년대 초반부터 계산된 CAPE의 장기 평균은 약 17배다. 즉,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10년 평균 이익의 약 17배 가격에 주식을 사왔다.
 
물론 현대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의 높은 이익률, 낮은 자본비용 환경, 회계 기준 변화 등을 감안해 새로운 ‘정상 범위’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주장도 있다. 이를 반영해 넓게 잡아도 현대적 정상 범위는 20~25배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40배를 훌쩍 넘는 현재 수치는 이 보정 범위마저 크게 벗어나 있다.
 
역사적으로 CAPE가 이 수준까지 도달했던 시기는 손에 꼽힌다. 1929년 대공황 직전, 1999~2000년 닷컴 버블이 대표적이다. 이를 역사적 백분위수로 환산하면 1970년 이후 데이터 기준으로 사실상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장이 역사적 극단 구간에 위치해 있다는 의미다.
 
▶배당수익률 1%: 주식이 주는 현금 보상의 실종
 
또 다른 핵심 밸류에이션 지표인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도 같은 방향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배당수익률이란 주가 대비 연간 배당금의 비율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적으로 많은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S&P 500의 장기 역사적 평균 배당수익률은 약 4.2% 수준이다. 그런데 현재 S&P 500의 배당수익률은 약 1% 초반대에 불과하다. 역사적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오늘 S&P 500에 투자한 100만 달러에서 1년 동안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약 1만 달러 정도라는 뜻이다.
 
물론 현대 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경우가 많고, 성장주 중심의 빅테크 기업들은 애초에 배당을 거의 지급하지 않는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1%대 배당수익률은 역사적 기준으로 ‘주식 보유에 대한 현금 보상이 거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투자 수익의 거의 전부를 주가 상승에만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유동성 대비 주가: M2와 S&P 500의 괴리
 
세 번째 시각은 통화량 대비 주가 수준이다. 미국 연준(Fed)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M2(광의통화량)는 최근 수년간 크게 증가했다. 주식 가격이 오른 이유 중 하나로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을 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
 
그러나 S&P 500 지수를 M2 통화량으로 나눈 비율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최근 이 비율은 과거보다 크게 높아져 있다. 즉, 유동성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는 그 유동성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는 뜻이다. 단순히 ‘돈이 많이 풀려서 오른 것’이라는 해석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는 세 가지 밸류에이션 지표, 즉 CAPE, 배당수익률, 그리고 M2 대비 주가 비율이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각 다른 방법론으로 계산된 지표들이 이처럼 일관된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고평가 시장에서 투자자가 직면하는 현실
 
이쯤에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주식을 팔아야 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밸류에이션 지표는 ‘언제 시장이 하락할지’를 예측하는 타이밍 도구가 아니다. 1990년대 후반에도 CAPE가 높다는 경고가 수년간 지속되었지만 시장은 그 이후에도 상당 기간 상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지표는 ‘향후 장기적 기대수익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역사적 연구들은 CAPE가 높은 시점에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일수록 향후 10~15년간의 연평균 수익률이 낮은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CAPE가 낮은 시점에 매수한 경우 장기 수익률이 높았다. 즉, 지금 시장이 높다는 것은 ‘앞으로의 기대수익’이 과거 평균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특히 은퇴가 가까운 분들이나 이미 은퇴한 분들에게 이 점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장기 수익률이 낮아진 환경에서 동일한 인출 전략을 유지한다면 자산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투자자가 해야 할 실질적 질문들
 
숫자가 이렇게 말하는 지금, 실질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첫째, 나의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주식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한쪽으로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지는 않은가. 둘째, 내가 보유한 주식 중 일부라도 현재의 고평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섹터나 자산군으로 분산되어 있는가. 셋째, 주식 외에 채권, 대안 투자, 현금 등을 통한 완충 역할을 하는 자산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가. 넷째, 은퇴 인출 계획이 있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반영한 보수적 수익률 가정 하에서도 내 자산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는가.
 
밸류에이션 지표는 ‘팔라는 신호’가 아니라 ‘어디에 서 있는지 알라는 신호’다. 지금 시장이 역사적 극단 구간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 위에서 나에게 맞는 전략을 점검하는 것. 그것이 숫자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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