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단장한 미인은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멋진 남자의 격조 있는 풍류 속에는 언제나 새로운 활력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절세가인도 늙으면 시들고, 풍류남자도 가난하면 끼와 활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절세가인은 늙지 않게 하고 풍류남자는 가난하지 않게 해 달라”는 염원을 갖는다. 오늘날 우리가 아름다운 여성 연예인과 멋진 남성 연예인 그리고 남녀 스포츠 스타들을 환호하며 그들의 미모와 풍류와 재능과 역량이 영원하기를 비는 것도 이런 오래된 염원 때문이리라.
粉:분칠할 분, 佳:아름다울 가, 使:하여금 사, 浪:물결 랑, 敎:하여금 교, 貧:가난할 빈. 곱게 단장한 미인은 늙지 않게 하고 멋진 남자는 가난하지 않게 했으면. 35x68㎝.
중국 당나라 때 시인 이상은(李商隱)은 ‘석양무한호(夕陽無限好), 지시근황혼(只是近黃昏)’ 즉 ‘석양은 한없이 좋지만 단지 황혼이 가깝다는 것!’이라고 읊었다. 석양은 하늘에 아직 태양이 떠 있는 늦은 오후를 말하고, 황혼은 태양은 져버리고 하늘에 노랗거나 붉은 노을만 깔려 있을 때를 말한다. 석양은 도서관의 석양, 사무실의 석양, 작업장의 석양 등 모든 석양이 다 아름답다. 아침부터 열심히 해 오던 일의 성과가 나타날 즈음이 석양이기 때문이다. 인생으로 치자면 열정을 바쳐 평생 해오던 일을 마무리하며 나름의 수확을 얻는 60, 70대가 석양에 해당할 것이다. 성과와 수확이 있으니 석양은 아름답다. 다만, 아쉬운 건 뒤이어 황혼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황혼은 다가온다. 영원히 건재하길 바란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배우 이순재 선생도 가셨고, 세기의 가수 패티김은 진즉에 은퇴를 선언했으며, 최근에는 쎄시봉도 합체로서는 마지막 공연을 가졌다. 안타깝다. 그저 “곱게 단장한 미인은 늙지 않게 하고 멋진 남자는 가난하지 않게 해 달라”고 빌 뿐이다. 그들로 인해 우리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이 세상의 모든 스타들이시여! 영원히 화려하게 빛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