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통합교육구(LAUSD)가 교내에서 스마트폰, 아이패드, 랩톱 등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최종 승인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와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LAUSD 교육위원회는 23일 2학년 미만 학생들의 교내 전자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고학년 학생들에게도 학년별로 스크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정책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교육구 측은 정책 도입 배경으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 향상과 디지털 의존도 감소를 꼽았다.
새 정책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킨더가튼과 1학년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스크린 사용이 일절 금지된다. 11월부터는 2~3학년 학생들의 스크린 사용 시간이 숙제를 포함해 하루 평균 20분으로 제한되며, 4~5학년은 하루 30분으로 제한된다. 중학생(6~8학년)은 주당 총 6시간 이내, 고등학생(9~12학년)은 주당 총 10시간 이내로 사용 시간이 제한된다.
또 수업 시간 중 유튜브와 소셜미디어(SNS) 접속이 원천 차단되며, 교육구가 지급한 전자기기는 가정으로 가져갈 수 없도록 했다. LAUSD 측은 학생들의 화면 사용 시간을 분 단위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이번 정책의 효과를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닉 멜보인 LAUSD 교육위원은 “이제는 교육 기술과 학생 발달 사이의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할 시점”이라며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교실 내 기술 활용 방식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준형(43)씨는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학습 집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학교 측이 학부모에게 충분히 연락할 수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자녀를 둔 김상희(49)씨 역시 “현재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잠금 파우치에 보관하는 정책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학교 안에서만이라도 학생들의 미디어 노출을 줄여주는 것이 교육구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전자기기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자율성을 키울 기회를 박탈하는 처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학부모 이정호(45)씨는 “무조건적인 금지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과거 두발 규제나 복장 규제처럼 강제성을 띤 불필요한 통제”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특히 고등학생들은 자기 관리 능력을 배워야 하는 시기인 만큼 이 같은 일률적인 제한에는 반대한다”며 “게다가 디지털 세대에게 정작 디지털 기기를 금지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정책은 컴퓨터 과학, 그래픽 디자인 등 컴퓨터 활용이 필수적인 교과목에는 예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LAUSD 측은 해당 정책을 매년 검토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