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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최악의 강진…수만 사망설

중앙일보

2026.06.25 08:14 2026.06.2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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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수도 카라카스 인근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연쇄 강진과 20여 차례의 여진 발생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지진을 1967년 약 236명의 사망자를 낸 카라카스 대지진 이후 최악의 재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수도 카라카스 인근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연쇄 강진과 20여 차례의 여진 발생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지진을 1967년 약 236명의 사망자를 낸 카라카스 대지진 이후 최악의 재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와 일본, 미국에서 24~25일(현지시간)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며 환태평양 지진대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베네수엘라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164명이 숨지고 971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붕괴된 건물 잔해에 수만 명이 매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명 피해는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진과 산사태, 지반 액상화 위험도 이어지고 있어 구조작업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25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164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부상자는 971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라과이라주(州)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으며 구조대가 붕괴 건물 수색을 계속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카라카스 인근 마이케티아 국제공항이 심각한 시설 피해로 폐쇄됐고, 여러 주에서 학교 수업도 취소됐다고 한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내무장관은 “알타미라와 팔로스그란데스 등에서 건물과 주택이 붕괴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여진으로 추가 붕괴가 우려되는 만큼 건물 밖에 머물고 구조 차량 통행을 위해 도로를 비워 달라”고 당부했다. 가스 사고를 막기 위해 일부 건물의 가스 공급도 차단된 상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강력한 연쇄 강진과 20여 차례의 여진 발생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24일 오후 베네수엘라 북부 카리브해 연안에서 발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7.2 강타 30초 뒤 7.5 덮쳤다…“건물 밑 수만명 매몰 가능성”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약 30여 초 뒤 유마레 남동쪽 23㎞ 지점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다시 발생했다. 두 번째 지진의 진원 깊이는 10㎞로 집계됐다.

USGS는 자동 피해예측시스템을 통해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가 1만 명 이상 발생할 확률은 44%, 10만 명 이상일 확률은 30%로 추산했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푸에르토리코와 미국령·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곧 해제했다.

“20여차례 여진, 건물 추가 붕괴 우려”
연쇄 강진으로 카라카스는 큰 혼란에 빠졌다. NBC 뉴스 등 현지 영상에는 22층짜리 건물 외벽과 주택이 무너지고 도심 곳곳에서 먼지구름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대피했고 구조대와 경찰은 붕괴 건물 수색에 나섰다. 공항에서는 천장 잔해가 떨어져 승객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고층 건물이 흔들리고 외벽이 무너지는 장면과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거리로 뛰쳐나오는 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당시 아파트를 빠져나온 한 남성은 AFP통신에 “땅속 깊은 곳에서 마치 짐승이 포효하는 듯한 소리가 났고, 심하게 흔들렸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지진을 1967년 카라카스 대지진 이후 최악의 재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시 규모 6.7 지진으로 약 236명이 숨지고 약 2000명이 다치는 피해를 입은 알타미라와 팔로스그란데스 지역이 이번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67년보다 더 심각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고 BBC가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규모 7.5 본진이 최근 125여 년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지진은 베네수엘라 독립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국경일인 ‘카라보보 전투 기념일’ 저녁에 발생했다. 공휴일이어서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집에 머물고 있던 시간대라 혼란이 더욱 컸다.

국제사회의 도움도 이어졌다. 유엔과 국제금융기구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연락해 피해 복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 국민을 강타한 두 차례의 대지진으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며 “우리는 새로운 친구인 베네수엘라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베네수엘라 강진이 발생하기 약 7시간 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멘도시노 카운티 인근에서도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 USGS에 따르면 진원은 농업 도시 윌리츠에서 북서쪽으로 약 12㎞,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약 225㎞ 떨어진 내륙 지역이며 깊이는 약 8.9㎞로 집계됐다. 해안 도시 포트브래그를 비롯한 북부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이번 지진은 이 지역에서 1940년 이후 발생한 가장 강한 지진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일부 부상자가 보고됐지만 대규모 피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멘도시노 카운티 당국은 진앙 인근 6개 마을 주민 6000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SNS에 “베네수엘라 도울 것”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일부 식료품점에서는 와인병과 상품 수천 점이 진열대에서 쏟아져 깨진 유리와 액체로 바닥이 뒤덮였고, 일부 점포는 피해 점검을 위해 영업을 중단했다. 진앙에서 남쪽으로 약 16㎞ 떨어진 캘펠라의 한 식당 직원은 “건물에 무언가 부닥친 것 같았고, 물건들이 사방으로 쏟아졌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실 산하 비상서비스국은 지진 조기경보 앱 ‘마이셰이크’를 통해 북부 캘리포니아 전역에 약 65만7000건의 경보가 발송됐다고 밝혔다. USGS는 향후 1주일 내 규모 3 이상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77%로 전망했다.

일본에서도 25일 오전 7시30분쯤 혼슈 북부 이와테현 앞바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다. USGS 기준 진원은 일본 구지시에서 동북동쪽 35㎞ 해역, 깊이 50.9㎞로 집계됐다. 일본 기상청 기준으로는 아오모리현 하시카미초에서 최대 진도 6강이 관측됐다. 진도 6강은 기어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고 가구 대부분이 쓰러지며 콘크리트 벽에 금이 가는 수준이다. NHK 등에 따르면 가정과 사무실에서 물건이 떨어지고 700㎞ 이상 떨어진 도쿄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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