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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쿨리지 효과

Chicago

2026.06.25 14:07 2026.06.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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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손헌수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 미국 대통령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쿨리지 대통령 부부가 어느 농장을 방문했을 때, 영부인은 수탉이 하루에도 여러 번 교미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영부인은 “그 사실을 대통령에게도 알려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대통령은 “그 수탉이 매번 같은 암탉과 관계를 하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니요, 매번 다른 암탉입니다”였다. 그러자 대통령은 “그 사실을 영부인에게도 알려 달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 일화에서 유래된 이름이 바로 ‘쿨리지 효과’다.
 
쿨리지 효과는 동물을 통한 여러 실험에서 나타난다. 먼저 수컷 쥐 한 마리를 실험 공간에 넣고, 발정 상태의 암컷 쥐와 교미하게 한다. 수컷은 암컷과 반복적으로 교미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성적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때 같은 암컷을 계속 두어도 수컷의 성적 반응은 크게 회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발정기 암컷을 넣으면, 성적으로 포화된 것처럼 보이던 수컷은 다시 관계를 시작한다.
 
1997년 Fiorino 등은 이 현상을 더 정교하게 실험했다. 수컷 쥐가 한 암컷과 교미하고 성적 포화 상태에 도달한 뒤, 같은 암컷을 다시 제시했을 때와 새로운 암컷을 제시했을 때를 비교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뇌의 보상•동기 회로와 관련된 부위의 도파민 변화를 측정했다. 새로운 암컷을 만난 수컷 쥐에게서는 도파민 반응이 다시 활성화되었고, 꺼져 있던 동기 회로가 다시 켜지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이런 현상은 암컷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관찰되었다. 다만 암컷의 경우에는 수컷처럼 단순히 새로운 상대가 등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반응하지는 않았다. 암컷은 스스로 자신의 교미 속도와 접근을 조절할 수 있는 환경, 즉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같은 수컷보다 새로운 수컷에게 더 높은 관심이나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보고되었다. 쿨리지 효과는 새로움이라는 자극이 동물의 성적 동기와 보상회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쿨리지 효과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이 같은 자극에는 점점 무뎌지고, 새로운 자극에는 다시 반응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익숙한 것보다 새로운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처음에는 강렬했던 자극도 반복되면 감흥이 줄어든다. 반대로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 뇌의 보상회로는 다시 켜진다. 쿨리지 효과는 성적 본능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익숙함에 싫증을 느끼고 새로움에 쉽게 끌리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소비시장도 쿨리지 효과를 잘 알고 있다. 어제 산 물건은 금세 평범해지고, 오늘 나온 신제품은 다시 소비자의 마음을 흔든다. 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앞세워 인간의 보상회로를 자극한다.
 
하지만 새로움이 언제나 더 나은 것은 아니다. 새로운 것이 늘 더 가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새롭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보일 뿐이다. 익숙한 것은 지루해 보이고, 새로운 것은 가능성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는 대부분 반복과 신뢰 속에서 만들어진다. 결혼도, 직업도, 사업도, 우정도, 처음의 흥분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 새로움의 불꽃은 강렬하지만 짧고, 반복되는 일상 속의 책임과 신뢰의 온기는 약해 보여도 오래 간다.
 
쿨리지 효과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불편하지만 중요하다. 인간은 새로움에 흔들리고, 익숙함에 싫증을 느끼며, 늘 좀 더 강한 자극을 찾고 싶은 충동을 가진 존재다. 그러나 인간은 본능만으로 사는 동물이 아니다. 충동을 이해할 수 있고, 때로는 그 충동을 거스를 수 있는 존재다. 본능이 잘못된 선택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품격은 본능을 핑계 삼지 않고 책임 있는 선택을 할 때 빛을 발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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