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공장 20대 사망’ SPL 항소심서 벌금 20억원…20배 증액
중앙일보
2026.06.26 00:09
SPC 계열사 SPL 제빵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 JTBC 캡처
2022년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항소심 법원이 법인 SPL에 1심보다 20배 많은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부(김준혁 부장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주식회사 SPL에 대해 벌금 1억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 사건에서 기업 법인에 부과된 벌금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법원이 벌금을 대폭 높인 것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공장장 B씨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책임을 항소심에서 인정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동석 전 SPL 대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이 파기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량이 무거워졌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강 전 대표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공장장 B씨를 안전책임자로 특정해 법인을 처벌해달라며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공장장 B씨는 혼합기 덮개 등 방호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SPL은 이러한 위반 행위를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벌금을 대폭 상향한 이유를 설명했다.
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유사 사고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했지만 단편적인 대책만 수립했고,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반기 1회 이상 점검 의무도 이행하지 않아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공장장 B씨(금고 10개월·집행유예 2년), 안전보건팀장 C씨(금고 6개월·집행유예 2년), 안전관리자 D씨(금고 4개월·집행유예 2년)에 대해서는 검찰과 피고인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이들은 2022년 10월 15일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20대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용 식품 혼합기에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