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샌디에이고 골프장 인근 골퍼들 20대 여성 시신 발견 피해자 양말서 나온 DNA 분석 조지아주 재소자와 일치 압송
1999년 샌디에이고 발보아파크 골프장 인근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다이앤 에어스(왼쪽)와 DNA 분석을 통해 26년 만에 살인 혐의로 체포된 크리스토퍼 크리크. [CBS 방송 캡처]
샌디에이고 골프장 인근에서 23세 여성이 살해된 채 발견된 미제 사건이 26년 만에 DNA 재분석으로 해결됐다.
샌디에이고 경찰은 지난 16일 살인 혐의로 크리스토퍼 크리크(52)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지아주 교도소에서 다른 사건으로 복역하다 출소한 직후 체포돼 캘리포니아로 압송됐으며, 26일 샌디에이고 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사건은 1999년 9월 4일 저녁 샌디에이고 발보아파크(Balboa Park) 골프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라운드를 마치고 나오던 골퍼들이 덤불 아래 쓰러져 있는 한 여성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는 왼발에 양말 한 짝만 신은 채 알몸 상태였으며, 목이 졸리고 경추가 부러진 상태였다.
피해자는 당시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약 두 달 뒤인 1999년 11월 4일 차량등록국(DMV)의 지문 기록을 통해 파웨이(Poway)에 살던 다이앤 에어스(23)로 확인됐다.
▶DNA 재분석이 사건 해결
경찰은 이후 수차례 증거를 재감정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2023년 피해자의 양말과 부검 당시 채취한 증거물을 최신 DNA 기법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새로운 DNA가 검출됐고, 전국 DNA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크리크가 용의자로 특정됐다.
2025년 10월 샌디에이고 경찰 범죄연구소는 피해자의 양말과 질 면봉, 왼쪽 가슴에서 채취한 DNA가 모두 크리크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전국 돌며 여성 접근 후 절도
수사 결과 크리크는 사건 당시 북가주 펀데일(Ferndale)에 거주하면서 1999년 8월부터 10월까지 캘리포니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컨트리 음악 바에서 만난 여성이나 남성의 집에 머문 뒤 차량이나 귀중품을 훔치는 수법을 반복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인 에어스 역시 컨트리 음악을 좋아해 관련 술집을 자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크리크가 새크라멘토, 벤투라, 테메큘라, 치노힐스 등에서도 차량과 약혼반지, 전자제품 등을 훔친 사건과 연관된 사실을 확인했다.
▶“샌디에이고 간 적 없다”
크리크는 1990년대 초부터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텍사스, 루이지애나, 조지아, 네바다, 미시시피,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여러 주에서 자동차 절도, 주거침입, 신용카드 사기, 문서 위조, 장물 소지 등의 전과를 쌓았다. 또 HIV 감염 상태에서 위험한 행동을 한 혐의로도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 교도소에서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크리크는 “샌디에이고에 가본 적도 없고 피해자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피해자 몸에서 그의 DNA가 발견됐다고 설명하자 그는 “DNA가 있다면... 뭐,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법원 기록에 적시됐다.
검찰은 DNA 증거와 당시 행적 등을 토대로 크리크를 1999년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보고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