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결혼한 A씨(36·여)는 설레는 맘으로 새집을 마련했다.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주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한동안 정체 모를 냄새에 머리가 띵하고 피곤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는 “창문을 계속 열어놓고 지냈는데도 냄새가 쉽게 가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처럼 고생 끝에 이사한 새집엔 예상 밖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인테리어 자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다. 정체 모를 피로감과 두통·인후통 등 이른바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VOCs 대처법을 알아봤다.
VOCs에 노출될 수 있는 이들은 적지 않다. 27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5월 보금자리를 옮긴 인구는 276만4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70만3000명)보다 6만1000명(2.3%) 늘었다. 새집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높은 혼인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19만2000건이던 혼인 건수는 지난해 24만건으로 2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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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증후군 일으키는 화학 물질, 문제는
김영옥 기자
이들에게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건 접착제·합판·벽지 등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이다. 낮은 온도에서도 공기 중으로 쉽게 증발한다.
대표적인 게 폼알데하이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선 비인두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페인트에서 나오는 자일렌은 두통·어지럼증을 유발하고, 오래 노출되면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다. 벤젠은 심할 경우 백혈병도 일으킬 수 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 지역에서 한 관광객이 코코넛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야자 활성탄’이다. 열대 지방에 사는 야자수 열매(코코넛) 껍질로 만든 숯이다. 야자 활성탄은 공기 중의 VOCs를 끌어당겨 붙잡아 두는 특성이 뚜렷한 편이다. VOCs를 끌어당기는 건 야자 활성탄 표면의 공기 구멍인데, 다른 목재에 비해 미세 기공이 많이 생긴다.
순천대 화학공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코코넛 껍질로 활성탄을 만들었을 때 표면적이 1g당 1082㎡까지 증가한다. 축구장 면적의 약 15% 넓이다. 가천대 토목환경공학과 연구팀도 야자 활성탄을 섞어 블록 형태 필터를 만들면 다른 물질보다 질소산화물을 더 잘 흡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효과 때문에 야자 활성탄은 최근 가정용 공기청정기 등에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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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크아웃 하면 최대 92% 감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정리한 베이크아웃 방법, 자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보다 효과적으로 새집증후군을 없애려면 ‘베이크아웃’을 함께 하는 게 좋다. 창문을 닫은 후 33~38도로 8시간 이상 실내 난방을 하고, 이후 2시간 이상 자연 환기하는 과정을 3회 이상 반복하는 식이다.
지난해 1~10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50개 단지 대상으로 베이크아웃을 시행한 결과 VOCs 감소세가 뚜렷했다. 한 가구당 평균적으로 폼알데하이드는 34.7%, 톨루엔은 55.4%, 스티렌은 91.6%가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적절한 베이크아웃과 충분한 환기로 실내 공기 오염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