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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 사고 10%가 음주운전…논문이 밝힌 ‘운전대 잡는 심리’

중앙일보

2026.06.27 14:00 2026.06.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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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빗길 음주운전 사고]

지난해 10월 부산 북구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빗길에 역주행하다 택시를 들이받았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해 10월 부산 북구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빗길에 역주행하다 택시를 들이받았다. 사진 부산경찰청

‘10.1%.’

한국도로교통공단(이하 공단)이 최근 5년간(2021~2025년) 비 오는 날 발생한 교통사고 6만 6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음주운전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빗길 교통사고 10건 가운데 1건꼴로 음주운전이었다는 의미인데요. 이는 맑은 날 일어난 교통사고(87만 5000여건)에서 음주운전이 확인된 비율(6.1%)보다 4%p 높은 수치입니다.

비가 오면 노면이 미끄러워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길어지는 데다 운전자의 시야 확보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술까지 마셨다면 사고 위험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런데도 왜 빗길 음주운전 사고는 맑은 날보다 비율이 증가하는 걸까요. 답은 지난 2009년 공단의 전북지부에서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 교육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관련 연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공단의 전북지부는 해당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날씨가 음주운전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작성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가 신체 컨디션과 음주 의향, 음주운전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날이 궂으면 컨디션이 저하되고 그에 따라 술을 더 찾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텐데요. 여기서 핵심은 술을 마신 뒤에 왜 직접 운전대를 잡느냐입니다.

설문조사에선 ▶대리운전을 기다리기 어렵다 ▶비 오는 날엔 택시 잡기가 불편하다 ▶비가 오면 경찰의 음주단속이 적을 것으로 생각했다 등의 답변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술을 마신 채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내거나 단속에 걸려 면허 정지 또는 취소 같은 낭패를 겪게 된다는 얘기인데요. 술을 조금이라도 마셨다면 운전대를 절대 잡아서는 안 된다는 걸 기억해야만 합니다.
경찰이 스쿨존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스쿨존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또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비 오는 날, 특히 야간에는 운전을 더 조심해야 하는데요. 비 오는 날에 낮 시간대 교통사고 치사율은 1.5명이지만 야간에는 2.0명까지 치솟기 때문입니다. 치사율은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의미합니다.

빗길에선 과속도 주의해야 하는데요. 젖은 도로에서 고속으로 운전하게 되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얇은 물막이 생겨 접지력이 떨어지는 '수막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조향과 제동이 어려워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단 관계자는 “빗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제한속도보다 20% 이상 감속하고, 폭우 등으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인 경우엔 50% 이상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 빗길에선 평소보다 2배 이상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게 좋은데요.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타이어 마모도와 공기압 사전 점검 ▶와이퍼·전조등·안개등 등 등화장치 점검 등도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강갑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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