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4선) 국민의힘 의원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즉각 퇴진론’엔 일단 거리를 두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저격하는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경기 지역구 의원들의 조찬 모임에선 장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예고됐다. 안 의원이 입장을 바꿔 회견 자체가 취소됐다. 안 의원은 “방향성에 이견이 있어 성명에 연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모임에 불참했던 김은혜 의원도 처음엔 회견문에 이름을 올렸다가, 고심한단 입장으로 선회했다.
안 의원이 장 대표의 ‘즉각 사퇴론’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건 ‘선(先) 쇄신’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안 의원은 장 대표 사퇴 촉구 회견이 취소된 이튿날(19일) “지도부의 거취 문제에 결론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에 패배한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어 전국정당이 되기 위한 근본적인 논의는 실종됐다”고 당 상황을 평가했다. 또 “장 대표가 쇄신안을 내고, 힘에 부친다면 그땐 결자해지하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대여 투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3일 “정청래 연임이 이재명 정부의 조기 레임덕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정권교체의 선봉장인 정 대표의 재선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수원지법이 지난 20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에서 ‘연어 술파티’ 주장을 한 게 위증이라고 판단한 데 대해선 “민주당의 사법 파괴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이미 시작됐다. 이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국정지지율 부정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그 증거”라고 했다.
당내에선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인 안 의원의 당심을 노린 전략적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의원은 “당초 ‘장 대표 사퇴’에 동의했던 안 의원이 왜 말을 바꾼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안 의원이 부쩍 당 주류와 가까워지려는 모습이 보인다. 구 친윤계와 손을 잡고 차기 리더십을 노리려는 것”(재선 의원)이란 평가도 나왔다.
안 의원은 2023년 3월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23.37%를 얻어 김기현 의원(52.93%)에 밀렸다. 18·20대 대선에선 문재인·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하며 사퇴했고,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한 19대 대선에선 3위로 낙선해 결정적 고비마다 한계를 보였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의 약점은 인지도에 비해 지지도가 떨어진단 것”이라며 “당심 확보는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