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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에 래커 테러→해외 도주… 4년 전 사건 ‘판박이 재연’한 외국인들, 왜?

중앙일보

2026.06.2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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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새벽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교통공사 대저차량기지에 외국인 2명이 침입해 래커로 전동차를 훼손한 뒤 달아났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지난 23일 새벽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교통공사 대저차량기지에 외국인 2명이 침입해 래커로 전동차를 훼손한 뒤 달아났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한밤중 외국인들이 지하철 차량기지에 침입해 전동차 외벽에 래커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나는 사건이 4년 만에 부산에서 또 발생했다. 경찰은 이미 출국한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으며, 부산교통공사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순찰 공백 틈타 침입해 래커칠

28일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부산 강서구 부산교통공사 대저차량기지에 침입해 전동차를 훼손한 용의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20대 호주 국적 남성과 30대 벨기에 국적 남성으로, 이들은 운행을 앞두고 대기 중이던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1대의 외벽과 유리창에 래커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를 보면, 이들은 사건 당일 오전 2시 51분쯤 약 2.4m 높이 울타리를 넘어 차량기지로 침입했다. 울타리 위 일부 구간엔 철조망이 설치돼있는데, 이들이 침입한 곳엔 철조망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23일 새벽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교통공사 대저차량기지에 외국인 2명이 침입해 래커로 전동차를 훼손한 뒤 달아나고 있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지난 23일 새벽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교통공사 대저차량기지에 외국인 2명이 침입해 래커로 전동차를 훼손한 뒤 달아나고 있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범행 당시 보안시설인 차량기지에는 부산교통공사 자회사인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 소속 보안요원 3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들은 약 40분 간격으로 기지 내부를 순찰하는데, 경찰은 용의자들이 이 같은 순찰 공백 시간을 노려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약 20분 동안 전동차 외벽에 래커 스프레이로 낙서한 뒤 달아났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훼손된 전동차의 낙서를 제거하고 안전 검수 등을 거치는 데 약 365만원의 복구 비용이 들었다.



범행 후 환복하며 도주, 해외로 떴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서부터 난항을 겪었다.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차량기지를 빠져나간 뒤에도 마스크와 후드를 눌러 쓴 채 얼굴을 가렸고, 옷도 갈아 입어가며 도주했다고 한다. 무인 매장 등 가게를 이용할 땐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새벽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교통공사 대저차량기지에 외국인 2명이 침입해 래커로 전동차를 훼손한 뒤 달아났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지난 23일 새벽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교통공사 대저차량기지에 외국인 2명이 침입해 래커로 전동차를 훼손한 뒤 달아났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이들은 범행 이튿날인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브루나이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침입부터 도주까지 과정을 계획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신원이 확인된 만큼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피의자 소재 확인 및 국내 송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입국 시 통보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며 “송환 이후 손해배상 청구 등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년 전 ‘판박이 사건’ 모방ㆍ보복범죄?

경찰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범죄는 ‘트레인 라이팅(Train Writing)’으로 불리며,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성행한 범죄 유형이다. 뉴욕 지역 매체인 더 시티(The City) 보도에 따르면 트레인 라이팅은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상반기 뉴욕에서는 관련 범죄가 209건 발생해 2019년(107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9월엔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부산을 포함해 서울·인천·대구·대전·광주 등 6개 도시에서 전동차 8대가 외국인들에게 ‘래커 테러’를 당했다. 당시에도 미국ㆍ이탈리아 국적 외국인 2명이 범행을 저지른 뒤 출국했다. 이 가운데 20대 미국인 남성 A씨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이듬해 1월 국내 송환됐고, 인천지법에서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부산 강서경찰서 외부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 강서경찰서 외부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교통공사는 당시 A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전동차 복구 등 비용 760만원을 회수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번 범행이 모방ㆍ보복 등 4년 전 범행과 연관성이 있는지는 현재 불분명하다”며 “피의자들이 송환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차량기지 4곳에 보안 인력 및 조명 확충 등 재발 방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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