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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1억도 안 한다…‘월 생활비 110만원’ 실버타운 어디

중앙일보

2026.06.27 22:40 2026.06.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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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친구들한테 우리 리조트에 놀러 오라고 해요. "

자택에서 만난 유매림(69)씨는 실버타운 대신 리조트라는 표현을 썼다.

" 청소·빨래 다 해줘, 골프연습장·수영장·헬스장·사우나 있지, 먹는 건 식당 가면 되고, 프로그램이 좋아서 자기가 원하는 거 골라서 할 수 있고, 그러면 리조트보다 더 나은 거 아니에요? "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앞쪽은 실버타운, 뒤쪽은 일반 오피스텔로 총 1378세대다. 박성훈 기자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앞쪽은 실버타운, 뒤쪽은 일반 오피스텔로 총 1378세대다. 박성훈 기자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입구에서 보면 일반 아파트 같은데 이곳에 실버타운 536세대와 오피스텔 842세대가 함께 있다. 2025년 11월 입주가 시작됐다.

남편 이해돈(72)씨는 서울시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일하다 퇴직했다. 부부는 코로나 때 서울 생활을 정리한 뒤 유씨 고향인 청주에서 5년을 지냈다. 여행을 다니고 둘레길을 걸었다. 그 삶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부부는 다음 집을 찾기 시작했다.

" 서울에 오래 살았는데 은퇴한 사람이 계속 그렇게 복잡한 데 있을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여유로우면서도 즐겁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부부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를 반전세로 돌렸다. 실버타운 여러 곳을 둘러본 뒤 2023년 분양 중이던 백운호수 옆 실버타운에 자리 잡기로 했다. 남편은 산과 물이 좋았고, 아내는 사람과 시간을 원했다.

" 가장 만족스러운 건 가사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
이해돈-유매림 부부가 거주하는 실버타운. 2개의 방과 큰 거실로 구성된 34평형이다.

이해돈-유매림 부부가 거주하는 실버타운. 2개의 방과 큰 거실로 구성된 34평형이다.


" 식사 준비 안 해도 되는 게 좋았어요. 필요하면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서 먹으면 되고, 청소는 주 2회 와서 창틀까지 닦아줘요. 대신 그 시간에 새로운 취미 활동을 찾아서 해요.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입니다. 보통 아침 7시에 사우나에 갔다가 10시쯤 기체조를 하고 이웃들과 탁구도 해요. 여기 와서 남편에게 처음 당구도 배웠어요. 오후에는 친한 분들과 아쿠아로빅을 하는데 석 달 만에 3.5㎏이나 빠졌습니다. 들어와서 더 건강해지고 있어요.” "

프로그램은 대부분 무료다. 지하 2층 커뮤니티 시설 면적은 3500평. 스마트폰 활용법부터 미술 심리치유, 오카리나, 라인댄스, 힐링 요가, 백제 인문학, 영문법 기초 등 개설된 프로그램 수가 70개였다.

이곳에서 지내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유씨는 실버타운의 6월 청구 명세서를 보여줬다.

고지서를 보니 월 납입금은 320만원이었다. 34평형에 부부가 함께 사는 경우다. (1인 25평형은 월 190만원)
부부 기준 실버타운에 내는 월 납입금은 320만원. 전기세 ·난방비 등이 월 평균 10만~12만원가량 나왔다.

부부 기준 실버타운에 내는 월 납입금은 320만원. 전기세 ·난방비 등이 월 평균 10만~12만원가량 나왔다.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필요한 돈은 약 350만~400만원 선. 입주 시 낸 보증금은 7억6100만원이었다.

그러나 보증금 7억원에 월 300만원 대의 납입금은 진입 장벽이 높은 게 사실이다.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만족도가 높은 실버타운은 없을까.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 곳이 있다.

입주 보증금 9000만원 실버타운 어디


미국에서 들어와 실버타운에서 생활 중인 황정자씨(85). 직원들이 천사처럼 돌봐준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성훈 기자.

미국에서 들어와 실버타운에서 생활 중인 황정자씨(85). 직원들이 천사처럼 돌봐준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성훈 기자.


황정자(85)씨의 방에는 성경책과 작은 화분, 오래된 가족사진이 있었다. 15평 방 한쪽 벽에는 손수 키운 담쟁이덩굴이 인테리어처럼 예쁘게 자랐다. 그는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기도를 하고, 황톳길을 걷고, 아침 7시 반이면 식당으로 내려간다. 취재팀도 함께 식사했다. 시니어를 배려한 죽·생선·국·샐러드의 조합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황씨가 ‘이 실버타운’에 들어온 지는 4년째. 월 납입금은 입주 이후 지금까지 월 80만원이다. 월 30식의 식비가 포함된 금액이다. 관리비를 합쳐도 110만원 안팎이면 생활이 가능하다. 입주 보증금은 9000만원.

현재 신규 입주자의 월 납입금은 10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기존에 입주해 있던 시니어들에겐 올려 받지 않았다. 단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황씨는 미국에서 지내다 실버타운에 들어왔다.

"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요. 여기서는 선생님들이 저희를 천사처럼 모셔요. 밥 먹고, 운동하고, 시장도 가고, 병원도 가고. 내가 아프면 늘 누군가 와줘요. "

이곳은 수영장과 골프연습장을 자체적으로 갖춘 곳은 아니다. 대신 지역의 수영장과 복지관·평생교육원·병원 인프라를 연결한다. 차량으로 입주민을 병원과 시장·수영장으로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온다. 이동도서관 차가 오는 날이면 책을 빌리기도 한다.

이혜진 원장은 “모든 걸 단지 안에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지역에 있는 시설을 활용하면 입주민 생활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환(82)ㆍ김명원(78)씨 부부는 2025년 서울 강동구의 집을 정리하고 이곳에 들어왔다. 37년을 살았던 4층 집에 아내가 매일 걸어 오르내리는 게 힘들어 보였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 이름이 가끔 떠오르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계속)

“나중에 아프면 어떻게 될지도 생각해야죠”

전문가들이 이 실버타운을 추천한 이유는 또 있다. 요양원, 치매전담실, 주간 보호센터가 함께 있는 전국 유일의 실버타운이기 때문이다.

생활하다 몸이 약해지면 돌봄 시설로 옮기면 된다.

입주 보증금 9000만원과 월 생활비 110만원. 전국 최저가 수준의 실버타운은 어디일까.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9521


박성훈.최은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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