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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메모리 값 후려치더니”…애플에 돌아온 부메랑

중앙일보

2026.06.27 23:55 2026.06.2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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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CEO )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홍수”라며 메모리 품귀 현상을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AFP=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CEO )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홍수”라며 메모리 품귀 현상을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AFP=연합뉴스


애플과 마이크론이 메모리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애플이 가격 인상의 원인을 메모리 공급난으로 돌리자, 마이크론은 현재의 공급 부족은 고객사의 과도한 가격 압박과 투자 위축이 누적된 결과라고 맞받았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애플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지난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메모리 침체기 일부 고객사가 바닥 수준의 가격을 요구했고, 그 결과 설비투자가 위축됐다”며 “그런 방식은 건설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애플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고 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홍수”라고 표현하며 메모리 부족을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설전은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시장의 힘의 균형이 공급업체로 이동했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애플은 막대한 구매력을 앞세워 메모리 가격 인하를 이끌어왔지만, 생성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협상력이 크게 높아졌다. 메모리 업체가 한때 ‘수퍼 갑’이던 애플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정도로 위상이 달라진 셈이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롤로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롤로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협상력이 약해진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사용을 허용해 달라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 다만 CXMT가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1260H)’ 명단에 올라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설전은 기존 메모리 거래 방식에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고객사의 가격 압박으로 공급업체가 투자를 줄이고, 결국 공급 부족으로 고객사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전제로 한 거래 구조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안으로는 장기공급계약(LTA)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24일 콘퍼런스콜에서 16건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장기공급계약을 맺으면 고객사는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공급업체는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거래 질서가 단기 가격 협상보다 장기공급계약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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