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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위원 2만3515명인데 직원 3034명…‘가분수 선관위’ 비밀

중앙일보

2026.06.27 23:59 2026.06.2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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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전국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는 사람의 수가 2만3515명인데 반해 선관위 직원 정원은 3034명이라 일할 사람이 없는 ‘기형적 가분수 구조’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비상근으로 위촉된 선관위원들은 사무처(시·군·구 이하는 사무국 또는 사무과)에서 가져온 안건을 의결하는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사고 발생 시 적절히 대처하는 역할도 못 한다는 지적이 있다.

국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분석한 전국 각급 선관위 위원 정수는 2만3515명이다. 이 숫자는 선거관리위원회법 4조(위원의 임명 및 위촉), 5조(위원장)를 근거로 중앙선관위 9명, 17개 시·도 선관위 각 8명, 255개 시·군·구 선관위 각 8명, 지자체 소관 3555개 읍·면·동 선관위 각 6명으로 계산한 숫자다.

선관위 전체 직원 수는 선관위 공무원 정원표와 지난 2월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소속 기관 포함)에 385명, 시·도 선관위에 641명, 시·군·구 선관위 소속 2008명 등 총 3034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직원 1명이 선관위원 7.75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실제 255개 시·군·구 선관위로 비교하면 선관위원이 2040명에 직원이 2008명이라 가분수 구조다. 1개 시·군·구 선관위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위원 8명, 직원 7.8명으로 위원이 직원보다 많은 꼴이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임현동 기자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임현동 기자


책임과 전문성이 부족한 선관위원이 실무 직원보다 많은 가분수 구조뿐 아니라 고위직이 타 부처보다 상대적으로 많고 실무 직원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선관위 직원 정원 3028명 중 관리자급인 4급 이상 직원의 비중이 약 2.3%(69명)에 달한다. 이는 중앙 부처(통상 1~1.5%)의 2배 수준이다. 6급 이하 실무 직원의 비중은 1953명(64.5%)으로 전체 정원의 70%가 안 된다.

박수민 의원은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고, 26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중단됐던 초유의 사태는 결국 이러한 기형적 구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대적 구조 개혁을 하지 않으면 더 극심한 참정권 침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 큰 문제는 이런 선관위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시·군·구 선관위 위원장 경험이 있는 한 부장판사 출신 법조인은 “사무국장이 가져온 문서에 사인하고 도장 찍는 일만이 위원들이 할 일은 아니지 않으냐”며 “선관위 위원장 시절에도 선거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조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전면 쇄신하지 않으면 선거 때마다 부실, 부정 선거 논란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했다.



지방공무원들 사실상 강제동원

이런 구조는 선거 때 지방공무원의 동원으로 이어진다. 선거 당일 선관위 직원들은 개표소 준비에 집중한다. 투표소 업무는 지방공무원 등이 사실상 강제동원돼 도맡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노조는 선거 사무 거부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 투입한 투·개표 사무원 41만8156명 중 공무원 수도 22만7222명(54.3%)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투표 사무원 수당은 최장 15시간을 일하고도 13만원(시급 8667원)에 불과해 올해 최저시급(1만320원)보다 낮았다.

지난 15~18일 전국시군구공무원노조연맹이 조합원 43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0.2%(3908명)가 “현재 선거사무 시스템이 유지된다면 선거사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손성배.김예정.이규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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