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25일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열린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의 경기도정 현안 3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민선 9기 경기도와 인천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수위원회 활동 결과 경기도는 7조원, 인천시는 5조5000억원의 누적 채무가 확인됐다. 경기지사·인천시장 인수위원회는 이런 재정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공약 재정비 등에 나섰다.
━
경기도 누적 적자 7조…추미애 공약 재정비
경기지사 인수위원회가 공개한 경기도의 누적 채무는 7조원이 넘는다. 원금은 기금 5조1000억원과 지방채 1조2000억원 등 6조3000억원이다. 이자도 7000억원가량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취득세 수입이 줄어든 반면, 복지 수요 확대 등으로 세출은 계속 증가한 탓이다. 추미애 당선인은 지난 22일 “(재정 파탄의) 원인 분석을 냉정하게 해야 한다”며 “경기도의 모든 세부 사업, 출연금 현황 등 세출 전반에 대해 분석하고, 당시의 의사결정 과정도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추 당선인은 다음날에도 “경기도의 재정이 심각하니 조직(위원회 포함) 신설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추 당선인이 조직을 언급한 이유는 역할과 기능이 비슷한 위원회 신설이 이어지는데 실적은 저조해서다. 위원회는 행정기관 소관 사무에 대해 자문, 심의, 협의, 의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치되는 합의제 기구다. 경기도의 경우 2019년 227개이던 위원회 수가 올해 6월 기준 260개로 6년 새 33개 증가했다. 실·국별로는 도시주택실 24개, 경제실 20개, 기획조정실 18개, 기후환경에너지국·문화체육관광국·미래평생교육국이 각각 15개를 운영한다. 지난해에만 위원회 운영 예산으로 55억2500만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성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추 당선인도 “제기된 각종 조직 신설은 유보하고 추후 진단 내용에 기반을 둬 판단해 나가겠다”고 했다.
경기지사 인수위원회는 경기도의 모든 실·국을 대상으로 예산 감액이 가능한 사업 목록을 검토하고 있다. 남는 예산을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서 각 사업의 실제 집행률과 사업 당위성을 함께 따져보고 있다고 한다. 추 당선인은 어려운 재정 상황을 고려해 내달 1일 열리는 취임식의 초청 인원을 400명으로 최소화하고 초청장도 모바일로 대체하는 등 검소하게 치를 예정이다.
━
인천 잠재 재정부담금 5조5000억…“선심성 사업 탓”
민선 9기 인천시도 재정 부담으로 고민하고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최근 민선 8기 정책 추진으로 인한 잠재적 재정 부담액이 5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부족 재원 4585억원 ▶중기 재정부담액(2027∼2031년) 1조4404억원 ▶장기 재정부담액 3조6606억원 등이다. 재정 부담액 항목에는 민선 8기 대표 정책인 ‘천원 정책’ 등 주요 사업과 기금 내부거래 융자 상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일반회계 간 재산 이관 상환, 청라하늘대교 손실보상금 등이 포함됐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난 10일 인천 연수구 G타워에서 열린 민선 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장 인수위는 윤석열 정부에서 발생한 100조원의 세수결손으로 지방정부가 재정위기에 몰렸는데도 유정복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입자를 위해 선심성 사업을 추진해 재정 위기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전엔 추경을 편성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인데 유 시장이 시의 모든 재정 여력을 쥐어짜 ‘선거용 추경’을 하고 채무를 숨겼다는 것이다. 또 유 시장이 임기 하반기에만 28개의 핵심 사업을 쏟아내면서 이 사업들을 위해 앞으로 4년간 민선 9기가 써야 할 돈만 1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인수위원회는 “유 시장의 폭탄 돌리기식 예산 편성으로 유정복 시장이 저지른 이 일들을 박찬대 시정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박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 사업의 핵심은 인천이음 카드 캐시백 혜택(현행 20%, 7월 말까지 한시 적용)을 9월까지 유지하면서 사용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상향하는 정책이다. 관련 예산으로는 2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일부 사업을 조정하거나 비예산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인천시장 인수위원회는 “지출 구조조정, 낭비 사업 삭감, 세입 효율화, 지방채 발행까지 등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재원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며 “취임식도 간소하게 치르는 등 취임 이후에도 재정 구조조정을 내실화 있게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