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목소리를 연기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샹송 가수 겸 성우 미와 아키히로(美輪明宏)가 별세했다. 91세.
소속사는 28일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린다”며 그가 지난 20일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가까운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제단은 생전 좋아한 노란 장미와 팬들의 편지로 채워졌다.
고인은 마지막 순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소속사가 전했다. ‘이런 세상을 살아남는 무기는 사랑의 말뿐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있다면 전쟁 따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는 고인의 자필 메시지도 공개됐다.
1935년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 도쿄 긴자 카페에서 샹송 가수로 데뷔했다. 당시 드물었던 유니섹스 패션과 성별을 초월한 미모로 주목 받았으며, 1957년 샹송 번안곡 ‘메케메케’로 인기를 얻었다. 동성애자 고백 이후 인기가 주춤했으나 1966년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요이토마케의 노래’가 히트를 치며 부활했다.
고인은 연극과 TV 드라마 등에서 배우로도 활약했으며, 1997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에서 늑대의 모습을 한 여신 모로 역과 2004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황야의 마녀 목소리를 연기하며 성우로도 두각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