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산업현장에서는 화재·붕괴·폭발 등 대형사고가 거듭 발생했다. 사고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 예측하기 어려운 특별한 원인보다 이미 알고 있던 기본을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요 중대재해 발생 현장과 여러 사업장을 찾으며 다시 확인한 것도 이 대목이다. 안전의 해답은 늘 현장에 있다.
눈에 보이는 큰 위험만큼 경계해야 할 것은 익숙해진 위험이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관행과 묵인이 쌓이면 현장이 보내는 작은 이상 징후도 더 이상 경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고는 갑작스러운 불운이 아니라 현장이 보낸 신호를 간과한 결과일 때가 많다. 그래서 안전은 현장이 중심이어야 한다. 위험성 평가와 작업 전 안전점검은 서류를 채우는 절차가 아니라, 위험을 찾아내 멈추고 개선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점검에서 드러난 위험이 즉시 작업중지와 개선으로 이어질 때, 안전은 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서 작동한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이 불이익 없이 보장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장의 안전은 기업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부는 화재·폭발·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업종에 예방 역량을 집중하고, 공단도 안전보건 관리 역량과 투자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 외국인·고령 노동자 등 안전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넓히고 있다. 안전이 일하는 방식 전반에 스며들어 현장에서 늘 작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 같은 현장 중심의 안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7월 ‘산업안전보건의 달’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내 일터 안전하게, 내일 더 행복하게’다. 대국민 노동안전 슬로건 공모전에서 선정된 이 문구에는 오늘의 일터가 안전해야 노동자의 내일은 물론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지킬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다음달 6일 경기 킨텍스 중앙행사를 시작으로, 부산을 비롯한 7개 주요 도시에서 지역 산업 특성에 맞춘 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AI안전보건박람회’로 명칭을 새롭게 하고, 320개 업체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했다. ‘AI 산업안전 신기술 공모전 존’에서는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안전보건 신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산업현장 관계자는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안전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안전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다. 사람을 지키고 기업의 내일을 이어가게 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이번 산업안전보건의 달이 우리 사회 곳곳에 안전의 가치를 새기고, 안전이 현장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