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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은 50대 수준이었다” 치매 걸린 80대 노인의 비밀

중앙일보

2026.06.28 13:00 2026.06.2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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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뇌 안에는 치매 유발 단백질이 가득 차 있는데, 80세가 넘어서도 50대 못지않은 기억력으로 일상생활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여기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결정적 사실이 하나 숨어 있다. 치매를 부르는 뇌 속 변화, 즉 ‘병리’와 실제로 나타나는 ‘증상’은 늘 함께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뇌 안에서는 이미 알츠하이머병의 흔적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어떤 사람은 80대, 90대까지 또렷한 기억력을 유지한다. 반대로 병리가 적은데도 일찍 치매가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뇌 속 손상은 증상보다 훨씬 먼저 시작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의 뇌는 그 손상을 오래 버텨낸다. 과학자들은 그 차이를 ‘기억력’이 아니라 ‘버티는 힘’에서 찾기 시작했다. Gemini AI 생성 이미지.

알츠하이머병의 뇌 속 손상은 증상보다 훨씬 먼저 시작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의 뇌는 그 손상을 오래 버텨낸다. 과학자들은 그 차이를 ‘기억력’이 아니라 ‘버티는 힘’에서 찾기 시작했다. Gemini AI 생성 이미지.


올해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한 연구가 그 비밀의 실마리를 풀었다. 80세가 넘어서도 50대 수준의 기억력을 유지하는 ‘슈퍼 에이저(super ager)’의 뇌를 들여다봤더니 또래보다 새로운 뇌세포, 즉 새 뉴런이 훨씬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과학계는 ‘다 자란 어른의 뇌에서 새 뉴런이 만들어지는가’를 두고 논쟁해 왔다. 어릴 때 뇌가 완성되면 그 뒤로는 뉴런이 죽기만 할 뿐 새로 생기지 않는다는 견해가 우세했던 시기도 길었다. 이번 연구는 그 오래된 논쟁에 인간 뇌 조직이라는 직접 증거로 답을 내놨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렇다면 평범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새 뉴런을 ‘처방’받을 수는 없지만, 뇌가 손상을 버티게 만드는 환경은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관리 포인트는 2~3년 전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넓어졌다. ‘버티는 뇌’를 만드는 최신 지도를 펼쳐 드린다.

👵뇌는 망가졌는데 정신은 또렷한 ‘역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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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생각할 때 흔히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떠올린다. 아밀로이드가 쌓이고, 타우가 엉키고, 결국 신경세포가 죽어 기억이 무너진다는 흐름이다. 이 단백질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에서 길게는 십수 년 전부터 뇌 안에 조용히 쌓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아밀로이드가 있어도 오랫동안 증상이 없는 사람이 있고, 검사상 변화가 심하지 않은데도 치매가 빨리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학계에서는 뇌 안에 알츠하이머 흔적이 있는데도 인지 기능은 정상인 상태를 ‘무증상 고위험(asymptomatic at-risk)’이라 부른다. 검사지엔 위험 신호가 떠 있지만, 본인은 멀쩡하게 일하고 생활하는 상태다.

이 간극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이다. 쉽게 말해 똑같이 도로가 일부 망가져도, 우회 도로가 많은 도시는 쉽게 마비되지 않는 것과 같다.

뇌도 비슷하다. 연결망이 풍부하고, 혈관 상태가 좋고, 해마 회로가 유연하고, 감각 입력과 사회적 자극이 유지되는 사람은 병리가 생겨도 증상이 늦게 드러난다. 같은 양의 병리가 쌓여도 ‘예비 전력’이 두둑한 사람은 한참 버티고, 얕은 사람은 일찍 무너진다.

(계속)

🧲나는 어느 쪽인가, 7가지 자가 점검

해당 항목이 많을수록 ‘버티는 뇌’의 예비 전력이 얇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3개 이상이면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박지은 그래픽.

해당 항목이 많을수록 ‘버티는 뇌’의 예비 전력이 얇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3개 이상이면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박지은 그래픽.


다음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하면 지금 당장 ‘버티는 뇌’ 관리가 필요하다.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 수 있는 방법. 치매를 막기 위해 꼭 실천해야 할 4가지를 아래 링크에서 공개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8469


이정봉.정수경.박지은.이민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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