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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휴대폰 없는 교실, 정말 답일까

Los Angeles

2026.06.28 18:41 2026.06.2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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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서 / 사회부 기자

송윤서 / 사회부 기자

학교에서 휴대폰이 사라진다. LA통합교육구(LAUSD)는 최근 초등학생들의 교내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중·고등학생에게도 학년별 사용 시간을 정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수업 시간에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접속이 차단되고, 교육구가 지급한 전자기기는 집으로 가져갈 수 없다. 학생들의 화면 사용 시간은 분 단위로 기록된다.
 
정책만 놓고 보면 반박하기 쉽지 않다. 스마트폰이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SNS가 학습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발표됐다. 실제로 교사들은 수업보다 휴대폰에 더 집중하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학부모들 역시 “학교에서만이라도 아이들을 휴대폰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과연 교육은 통제를 통해 완성될 수 있을까.
 
학교에는 규칙이 필요하다. 하지만 규칙과 통제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 휴대폰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는 사회로 나간다. 그때 필요한 것은 휴대폰을 빼앗는 통제가 아니라, 언제 사용하고 언제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다.
 
교육은 언제나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왔다. 과거에는 컴퓨터를 교실에 들여놓는 것이 혁신이었고, 이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능력도 중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특히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에게 온라인 자료 검색과 협업, 생성형 AI 활용은 선택이 아닌 일상이 됐다.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는 단순한 오락 기기가 아니라 과제를 제출하고, 강의를 듣고, 정보를 탐색하는 학습 도구의 기능이 더 크다. 대학과 직장에서도 디지털 기술의 능숙한 활용은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그렇다면 학교가 가르쳐야 할 것은 ‘사용 시간’보다 ‘사용 방법’ 아닐까. 디지털 기기를 얼마나 오래 사용했는지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왜 사용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필요한 순간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불필요한 순간에는 스스로 내려놓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미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물론 초등학생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는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스크린 노출을 줄이고 친구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일률적으로 사용 시간을 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에는 의문이 든다. 발달 단계도, 학습 방식도, 디지털 활용 수준도 모두 다른 학생들에게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교육인지 되묻게 된다.
 
더 생각해 볼 부분도 있다. 학교는 AI 교육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미래 교육의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전자기기 사용을 가능한 한 줄이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능력을 키우라고 하면서도 디지털과 거리를 두게 하는 셈이다.  
 
통제는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자기 통제력은 오랜 교육을 통해서만 길러진다. 학교가 해야 할 일은 학생들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는 것보다, 휴대폰 사용을 자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학교는 학생을 통제하는 공간이 아니라 성장시키는 공간이다. 어느 정도의 통제는 필요하지만, 그 통제가 학생 스스로 책임지는 능력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 휴대폰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후자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송윤서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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