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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가족 건강 해치는 ‘주범’…돈보다 ‘돈 걱정’

중앙일보

2026.06.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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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의사.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픽사베이

환자와 의사.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픽사베이

암 환자 가족의 건강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인은 의료비 부담보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스트레스, 즉 ‘돈 걱정’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팀은 가톨릭대 심진아 교수와 함께 진행성 암 환자 가족 200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관계망이 보호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항암 치료의 발전으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늘면서 가족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사회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암 환자 의료비의 95%를 지원하지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신약 항암제나 간병비 등은 여전히 가족의 몫이다.

연구 결과, 단순한 실제 지출인 물질적 부담보다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심리적 스트레스가 보호자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부담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물질적 부담'이 보호자의 삶의 질 및 정신건강 악화 위험에 미치는 영향 비교. 사진 서울대병원

경제적 부담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물질적 부담'이 보호자의 삶의 질 및 정신건강 악화 위험에 미치는 영향 비교. 사진 서울대병원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은 보호자는 그렇지 않은 보호자보다 삶의 질 저하 위험이 8.35배, 불안 위험이 7.44배 높았다. 주관적 건강 악화 위험은 3.77배, 우울 위험은 2.81배 증가했다. 반면 물질적 부담은 우울 위험을 2.67배 높이는 데 그쳤다.

돌봄 과정에서 생기는 사회적 고립도 보호자 건강을 위협하는 독립적 요인으로 확인됐다. 친구와의 교류가 적은(월 2회 미만) 보호자는 삶의 질 저하 위험이 2.36배 높았다.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보호자는 우울 위험이 3.77배, 주관적 건강 악화 위험이 3.32배, 불안 위험이 2.4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보호자일수록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 수준은 낮았다.

가톨릭대 심진아 교수는 “암 환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심리적 스트레스와 정신 건강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조비룡·유신혜 교수는 “중증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자신의 일상과 사회적 관계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보호자의 삶의 질을 지키려면 경제적 지원에 더해 사회적 연결과 지지를 잃지 않도록 돕는 구체적인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단일 기관에서 수행된 만큼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 학술지 ‘미국종합암네트워크저널(JNCCN, IF 17.5)’ 최신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 가톨릭대 심진아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 가톨릭대 심진아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채혜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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