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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로봇·농업 다 뭉쳤다”…‘흙 없는 농장’ 준비하는 LG

중앙일보

2026.06.28 19:35 2026.06.2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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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의 연암대 스마트팜 수직농장에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연암대는 LG연암학원이 운영하는 대학으로, 스마트농업 등 미래 농업기술 연구와 전문 인력 양성을 맡고 있다. 사진 LG

충남 천안시의 연암대 스마트팜 수직농장에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연암대는 LG연암학원이 운영하는 대학으로, 스마트농업 등 미래 농업기술 연구와 전문 인력 양성을 맡고 있다. 사진 LG

흙 한 줌 없이 채소를 키우는 ‘수직농장’이 LG의 미래 먹거리 후보에 올랐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냉난방공조(HVAC)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B2B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권봉석 ㈜LG 부회장 주재로 LG기술협의회를 열고 애그테크(Agtech·농업기술) 핵심 분야인 수직농장(버티컬팜)의 시장성과 신사업 가능성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LG전자·LG CNS·팜한농 등 계열사 기술 경영진이 참석해 ‘One LG’ 차원의 미래 농업 밸류체인 구축 가능성을 논의했다.

버티컬팜은 건물 내부에서 LED와 공조 설비를 활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 농장이다.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이슈로 미래 농업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은 초기 투자비와 전력비, 인건비 부담 탓에 수익성 확보가 최대 과제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에너지 효율 상승과 운영 자동화를 위한 AI와 로봇, 고효율 공조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LG가 버티컬팜을 눈여겨보는 배경에는 그룹이 보유한 기술 경쟁력이 있다. LG전자는 고효율 HVAC와 LED 기술을, LG CNS는 AI 운영 플랫폼과 자동화 로봇 기술을 각각 갖추고 있다. 팜한농은 작물 생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배 기술을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연암대학교에 구축한 무인 자동화 버티컬팜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GTIC)’는 이 같은 계열사 협업을 실증한 사례다.

LG의 버티컬팜은 단발성 아이디어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LG기술협의회는 지난해에도 세 차례에 걸쳐 버티컬팜의 시장성과 기술 동향을 논의했다. 지난 5월에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는 LG전자와 LG CNS, 팜한농이 협업한 버티컬팜 기술 생태계를 공개하기도 했다. 애그테크가 그룹 차원에서 꾸준히 검토해 온 미래 기술 분야 가운데 하나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LG연암학원이 운영하는 연암대 내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 내부 재배연구실. 연암대의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는 LG 계열사와 협력해 구축한 무인 자동화 버티컬팜 연구·실증 시설이다. 사진 LG

LG연암학원이 운영하는 연암대 내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 내부 재배연구실. 연암대의 그린테크 이노베이션센터는 LG 계열사와 협력해 구축한 무인 자동화 버티컬팜 연구·실증 시설이다. 사진 LG

LG만 애그테크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자사 로봇공학 플랫폼 ‘아이작’을 실내 농업 스타트업에 적용하며 스마트팜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AI가 디지털 트윈(가상 공간)에서 수만 차례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뒤 작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잎사귀를 다듬거나 정밀 수확하는 작업을 로봇에게 학습시키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했다.

사업 환경도 우호적이다. 정부는 지난 2024년 농지법을 개정해 농지 전용 절차 없이 최장 16년간 버티컬팜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산업단지 입주도 허용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버티컬팜 시장이 2025년 85억 달러에서 2034년 70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6.8%에 달한다.

LG 관계자는 “LG기술협의회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신사업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애그테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시장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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