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에게도 분배하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가버린다. 보상이 있어야 일할 보람도 생기는 것 아닌가.”
일본 도쿄에서 지난 25일 열린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60대 남성 주주가 던진 비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을 넘어 일본까지 성과금 논란이 번지고 있다며 이날 키옥시아의 주주총회를 29일 다뤘다.
2019년 도시바메모리에서 분리 독립된 키옥시아는 지난 12일 도요타와 소프트뱅크를 제치고 일본 시총 1위에 오른 기업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는 2024년 12월 상장됐다.
이날 “적어도 세계 경쟁사들과 같은 수준은 필요하다”(30대 남성 주주)는 주주들의 목소리를 전한 닛케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거느린 한국에서는 상여금 지급을 둘러싸고 노사가 대립했다. 키옥시아홀딩스를 필두로 일본 기업들도 이 논의를 피해 갈 수 없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를 소개했다.
닛케이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상여 재원으로 분배하기로 합의했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을 단순 적용할 경우 직원 1인당 연간 약 7000만엔(약 6억 7000만원)의 상여금이 가능하다”며 “라이벌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노조는 SK와의 처우 격차를 내세우며 파업도 불사한 끝에 지난 5월 사업성과의 10.5%를 상여 재원으로 삼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삼성은 부문별로 상여를 정하고 있어, 상여 규모는 반도체 메모리 부문이 압도적으로 크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스마트폰·가전 부문과의 격차가 새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TSMC는 노동조합이 없지만, 순이익의 약 12% 상당을 상여로 지급해 왔다. 6월 주주총회에서는 경영진이 직접 나서 “2026년 상여는 (지난 3년과 같거나 그 이상인) 30%대 증가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원들을 달랬다고 한다.
키옥시아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은 전기 대비 8배인 7조 3900억엔(약 71조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10%를 상여금으로 돌릴 경우 직원 1인당 5000만엔(약 4억 8000만원) 보상이 가능하다는 게 닛케이 계산이다. 하지만 닛케이는 “키옥시아는 전신인 도시바메모리 시절의 보상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전례 없는 거액 상여를 지급하기에는 허들이 높다. 당분간은 아시아 기업들과의 처우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라고 짚었다.
예외도 있다. 일본 언론들은 28일 2018년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컨소시엄이 키옥시아를 도시바로부터 인수할 당시 도입한 스톡옵션 덕분에 키옥시아 직원 1만5000여명 중 약 600명이 1인당 10억엔(약 96억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