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 AAJA 컨벤션] 아시아계, 언론 미래 이끌 힘 본지 수상, 주류에 큰 메시지 AI 시대에도 현장 취재가 답
AAJA 컨벤션 패널 세션에서 캐서린 김(오른쪽 두 번째) NBC뉴스 보도부문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
“미디어를 선도할 수 있는 건 이제 아시아계 언론인들입니다.”
지난 24~2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아시아계 미국인언론인협회(AAJA) 연례 컨벤션에 참석한 1200여 명의 언론인은 아시아계 기자들의 리더십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1981년 설립돼 45년째를 맞은 AAJA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20개 지부에 2500명 이상의 회원을 둔 전국 최대 규모의 언론인 단체다. 전국흑인언론인협회(NABJ)와 함께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단체로 꼽힌다.
올해 AAJA 어워드에서 ‘추방자 기획 시리즈’로 가작에 선정된 미주중앙일보는 한인 언론 가운데 유일한 회원사다. 이번 수상은 한인사회 대표 언론으로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심층 취재해 주류 사회에 공론화하고, 추방 문제를 이민자의 시각에서 재조명함으로써 저널리즘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 연사로 나선 재키 유 ABC뉴스 프로듀서는 “전국의 아시아계 미국인 언론인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각 뉴스룸에서는 더 많은 이들이 의사 결정권자 위치에 오르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아시아계 기자들은 더 이상 주류 언론의 변두리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의 정체성 속에서 수많은 아시아계 언론인이 미디어 업계에 활발히 진출하며 주류 언론 리더십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올해 컨벤션에도 뉴욕타임스, LA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ABC, NBC, CNN, 블룸버그 등 전국 주요 언론사의 아시아계 언론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아태계 최고위직 인사로 꼽히는 캐서린 김 NBC뉴스 보도부문 부사장을 비롯해 은 양 NBC4 앵커, 김민호 뉴욕타임스 기자 등 다수의 한인 언론인도 자리를 함께했다.
테리 탕 LA타임스 편집국장은 “언론의 기본 역할로서 사실성과 공공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목을 포함한 모든 보도는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하며, 시민과 공동체를 섬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편견의 시각으로 특정 이슈를 조명하기보다 사실과 증거를 토대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저널리즘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AI 보급으로 사실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는 시대일수록 직접 발로 뛰며 주목받지 못했던 사실을 발굴하고, 이를 독자에게 알리는 취재 기사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올해 컨벤션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허위 정보 대응, 뉴스룸의 변화, 멀티플랫폼 전략 등이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특히 AI 확산으로 기자의 땀이 배어 있는 취재 기사의 가치가 자칫 가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AI가 뉴스 생산과 소비 방식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캐서린 김 부사장은 “AI를 활용한 뉴스 콘텐츠가 늘면서 사실과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일반 독자가 이를 판별하기 힘든 만큼, 이제 기자에게는 비판적 사고와 언론인으로서의 윤리, 기본 소양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AAJA는 아시아계 언론인들의 네트워크 형성뿐 아니라 멘토링, 인턴십, 장학금,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성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언론 보도 속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과 왜곡을 감시하는가 하면, 언론 활동 지원을 위한 목소리도 지속해서 내왔다. 지난 2019년 한국 주재 블룸버그 기자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내보낸 뒤 더불어민주당의 인신공격을 받았을 때 AAJA는 “모든 언론인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언론의 자유를 해친다”며 항의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