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협회장의 ‘홍명보 선임’ 경찰 수사, 2년째 표류
중앙일보
2026.06.28 20:50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2년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사가 장기화하는 사이 정 회장과 홍 감독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29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2024년 7월 배당받은 정 회장의 업무방해·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사건을 아직 처분하지 않았다.
경찰은 관련자 조사와 법리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발 내용만으로는 송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구체적인 혐의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 회장 중징계 요구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협회 패소 판결을 내리며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상 위법성을 인정했다.
법원은 전력강화위원회가 홍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선정한 뒤 정해성 전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전 기술이사에게 감독 추천권이 넘어갔고, 이후 이사회도 충분한 논의 없이 선임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4월 7일 공식 개관식이 열리는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나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협회는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경찰은 행정법원의 판단과 형사처벌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정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나 축구협회 의사결정을 방해하려는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회장은 당시 홍 감독 추천을 받은 뒤 "외국인 후보도 만나보라"고 지시하는 등 처음부터 홍 감독 선임만을 밀어붙인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2024년 정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의 1차 처분 평균 소요 기간은 64일, 지능범죄도 평균 102일이 걸렸지만 이번 사건은 이보다 훨씬 장기화하고 있다.
수사가 이어지는 사이 정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고, 홍 감독도 이날 대표팀 조별리그 탈락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