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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도 명문고’ 감독, 학부모 회비 5억 빼돌려…대학 진학 청탁도 받아

중앙일보

2026.06.28 22:14 2026.06.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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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명문’으로 알려진 고등학교 유도부 감독이 3년 간 학부모 회비 5억여원을 빼돌리고 대학 진학 청탁 명목으로 1400만원을 수수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판사 정정호)은 17일 업무상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1400만원 추징 명령을 내렸다.

서울동부지법. 연합뉴스

서울동부지법. 연합뉴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2015년 3월부터 서울 송파구에 있는 A고등학교의 유도부 감독교사로 재직하면서 A중학교 유도부 감독인 백모씨와 함께 2021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약 3년 동안 학부모 회비 5억1400만원가량을 빼돌렸다. 학부모들은 유도부 운영 명목으로 학생 1인당 매월 회비 65만원을 납부했는데, 이씨와 백씨는 학부모들에게 이 중 45만원만 학교에 납부하고 20만원은 백씨의 개인 계좌로 입금하도록 했다. 두 사람은 이 사실을 학교에 숨기고 백씨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납부를 시작으로 총 765회에 걸쳐 4억4000만원가량을 사적인 용도로 소비했다. 백씨는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씨가 대학 진학을 미끼로 학부모에게 두 차례 금품을 받은 배임수재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이씨는 2022년 8월 유도부 소속 3학년 B군의 학부모에게 “아이를 C대학에 보내려면 C대 관계자들을 만나 접대도 하고 술도 마시고 해야 한다”며 “아무리 메달을 많이 따도 돈을 주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다”고 말하며 금품을 요구해 현금 1000만원을 받았다.

이씨는 2024년 7월에도 3학년 D군 학부모에게 “아이가 E대학에 가려면 E대 교수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며 “할 수 있는 선에서 돈을 달라”고 요구해 400만원을 수수했다. 이씨 측은 재판에서 “D군의 소심한 성격 때문에 대학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미리 교수에게 인사를 해 두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뿐”이라며 대학 진학을 위한 청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돈을 받은 시점이 대학 입학 확정 전이었다는 점 ▶400만원이라는 금액이 단순히 식사를 하기에는 거액이라는 점 ▶이씨가 이 돈을 사후 반환하며 해당 학부모에게 사실확인서 작성을 요구한 정황을 근거로 들며 “대학 입학을 부탁한다는 명목이 포함돼있음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B군과 D군의 학부모는 각각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중·고등학교는 ‘유도부 명문’으로 이름난 학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횡령 금액이 크고 범행 기간도 매우 길며, 학부모들을 사실상 기망하여 회비를 개인적으로 이용한 죄질이 매우 좋지 못하다”며 “이러한 행위는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씨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학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선처 탄원, 배임수재한 돈이 모두 반환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씨와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예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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