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제영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오동엽 고려대 교수, 안영환 연구원, 신미라 연구원.
서강대학교(총장 심종혁) 화공생명공학과 박제영 교수 공동연구팀이 폐 페트(PET)를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로 전환하는 저온 화학적 업사이클링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오동엽 교수 연구팀, 현대차·기아 연구진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폐 PET를 단순 재생 플라스틱으로 되돌리는 방식에서 나아가 자동차·전자소재 등에 쓰이는 PBT로 전환하는 분자 수준의 업사이클링 전략을 제시했다.
PET는 음료병·섬유·포장재 등에 널리 쓰이는 폴리에스터계 플라스틱이다. 그러나 사용 후 PET 상당수는 고품질 소재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재활용 공정도 물성 저하, 높은 에너지 소비, 복잡한 분리·정제 과정 등의 한계가 있다.
PBT는 자동차와 전자소재 분야에서 쓰이는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다만 주로 석유 기반 원료에 의존해 생산돼 지속 가능한 대체 생산 경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심층공융용매(Deep Eutectic Solvent·DES) 촉매와 보조 용매인 아니솔(anisole)을 함께 사용했다. 이를 통해 150도의 낮은 온도에서 PET의 해중합을 유도했다. DES 촉매는 PET 에스터 결합의 반응성을 높이고, 아니솔은 PET 사슬의 팽윤을 촉진해 저온 조건에서도 해중합 효율을 높였다.
연구팀은 최적 조건에서 4시간 반응만으로 PET 전환율 95%, 단량체인 BHBT 수율 84%를 달성했다. 회수한 BHBT는 재중합을 통해 재생 PBT로 전환됐다. 제조된 재생 PBT는 상용 PBT에 준하는 열적 특성과 기계적 강도를 보였다. 인장강도는 64MPa, 파단신율은 290%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환경성도 검증했다. 기존 메탄올 분해 기반 PBT 재활용 공정과 비교한 결과, 지구온난화지수(GWP)는 19%, 비재생에너지 사용량(NREU)은 4%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미라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폐 PET를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저온 화학적 업사이클링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탄소자원 고부가가치화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C1 가스 리파이너리 밸류업 사업과 현대차·기아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