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출시된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에 투자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와 규제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보다 훨씬 까다롭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한국 투자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8문항으로 구성된 객관식 시험을 치러야 한다며 관련 문항을 직접 소개했다. 현재 국내 투자자는 총 2시간의 온라인 교육(일반·심화 각 1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교육 마지막 단계에서 8개 객관식 문항으로 구성된 이해도 확인 절차를 거친다. 또 기본예탁금 1000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해당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WSJ는 “시험 합격 기준은 없고 응시만 하면 되지만, 위험성을 고려한 한국 금융당국의 신중한 접근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세계 각국도 레버리지 상품을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분류해 투자자 보호 장치를 두고 있지만, 한국처럼 사전 교육이 포함된 사례는 드물다. 2022년 7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처음 출시한 미국 시장은 거래 자체에 별도 공통 시험을 요구하지 않으며, 증권사가 복잡한 상품 거래 시 투자자의 투자 경험과 재산 상태 등을 확인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판매 과정의 적정성과 위험 고지를 감독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ETF보다 ETP·ETN 형태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먼저 발달한 유럽은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 II)에 따라 증권사가 투자자의 지식과 경험을 확인하는 적정성 평가를 실시한다. 다만 한국처럼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통 교육을 의무화한 방식은 아니다. 홍콩도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두기 보다는 최대 레버리지를 ±2배로 제한하고 운용사에 대한 관리 의무와 기초주식 거래정지 시 상품도 자동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등 상품 자체의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투자보다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한 만큼 해외에서도 위험 고지와 판매 관리가 중요하게 다뤄진다”면서도 “한국은 투자자 진입 단계에서 직접 브레이크를 거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규제 강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높은 규제 문턱에도 시장 충격을 막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BNK투자증권이 이날 발간한 ‘코스피와 정반대의 투자심리’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출시 후 코스피·코스닥 전체에서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2268개로 전체 상장사의 95.5%를 차지했다.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105개(4.4%)에 불과했다.